미역튀김
2016-12-20 (화) 08:15:04
이정자 워싱턴 문인회
아침 식탁에 앉아
바삭하게 튀겨진 미역 줄기 무심히
집어 드는데
귓가에 출렁 파도가 일렁인다
어느 바다에서 태어나
푸르디푸른 꿈으로 너울거렸을
먼 길 돌고 돌며
짐짝으로 밟히고 던져졌다가
내 식탁에 오른
너의 마지막 여정
펄펄 끓는 기름 속에서
찌그러졌던 몸 드디어 활짝 폈구나
숭숭 뚫린 구멍이 네가 내어 준 물결의
길이었다니
나를 허물면 훤해 질
그 길
낡은 문고리에 녹슨 빗장을 걸고
오늘도 길 찾아 부유하는
일그러진 나의 초상화
<이정자 워싱턴 문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