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형환 장관 “미 의회·업계와 네트워크 강화…에너지 부문 윈-윈 기대도”
![[트럼프 당선] 깜짝 놀란 한국정부, 통상 협의 채널 찾기 총력 [트럼프 당선] 깜짝 놀란 한국정부, 통상 협의 채널 찾기 총력](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16/11/09/20161109093821581.jpg)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9일 오후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김정관 무역협회 부회장, 윤원석 코트라 본부장, 조남용 무역보험공사 부사장,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장, 유병규 산업연구원장, 김준동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 김용근 자동차산업협회장, 박영탁 기계산업진흥회 부회장, 남기만 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 김현태 석유화학협회 부회장, 송재빈 철강협회 부회장과 산업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대선 이후 유관기관 수출 점검회의를 주재, 트럼프 후보의 당선에 따른 향후 한미 통상이슈들을 전망하고 수출 투자 등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긴급 점검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 연합뉴스 ]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백악관 입성이 확정되자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한 한국 정부는 대책 마련에 분주한 분위기다.
산업부는 9일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트럼프의 승리가 확실해지면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통상 부문의 협의 채널을 찾는 데 주력하는 등 앞으로 다가올 무역장벽과 수입규제 강화 등에 대비하는 방안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일자리를 빼앗는 협정"(Job Killing Deal)이라고 표현하며 전면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국가 간 합의에 따라 맺은 협상을 한쪽이 일방적으로 무효로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나 트럼프 당선인이 보여온 자국 우선주의, 반(反) 자유무역주의 기조를 고려해 볼 때 새 정부 출범 이후 어떤 식으로든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트럼프의 당선이 유력해진 오후 2시께 관계부처와 함께하는 한미통상현안 긴급점검회의를 열고 미 대선 이후 차기 정부의 통상정책을 전망하고 양국 간 이슈를 점검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의 대외경제장관회의와 산업부가 주관하는 대미 수출·통상 점검회의도 잇달아 열렸다.
정부는 한미통상현안 긴급점검회의에서 한미FTA가 흔들리지 않도록 양국 간 협의 채널을 구축·강화하는 등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주형환 산업부 장관 주재로 열린 대미 수출·통상 점검회의에서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산업연구원, 국제무역연구원 등 연구기관과 코트라(KOTRA), 무역보험공사 등 수출 유관기관, 자동차 등 5대 수출 업종별 협회를 소집해 트럼프 당선이 우리나라 수출·투자 등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살폈다.
참석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반 무역주의, 보호무역 강화를 주장해온 만큼 (그의 당선으로)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크게 증대됐다"고 우려하며 "통상정책 변화를 계속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양국 간 협의 채널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 장관은 "트럼프 당선으로 통상현안, 금융시장, 수출, 투자 등 실물경제 전반에 미치는 불확실성은 커졌다"고 수긍하면서도 "대선 과정에서의 공약이 신정부 출범 이후 미 의회구성, 업계 요구 등에 따라 실제 정책으로 구현되는 과정에서 변화될 수 있으므로 현재로써는 예단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 깜짝 놀란 한국정부, 통상 협의 채널 찾기 총력 [트럼프 당선] 깜짝 놀란 한국정부, 통상 협의 채널 찾기 총력](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16/11/09/20161109093821582.jpg)
9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뉴욕 맨해튼의 힐튼 미드타운 호텔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한 승리 연설에서 "우리가 미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지만 모든 사람, 모든 국가를 공정하게 대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적대감보다는 공통점을, 갈등보다는 파트너십을 모색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 장관은 "정부는 한미FTA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양자채널을 강화하고 미 의회와 업계 등과의 네트워크를 공고히 구축하면서 협력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주요 통상현안에 대해서는 트럼프 후보의 통상정책 방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고위급 면담 등을 통한 적극적인 아웃리치(접근) 활동을 전개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미국의 수입규제 강화 가능성에도 대비해 민관 합동 공동 대응체제를 강화하고 양자·다자 차원의 대응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사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았다"며 "예상치 못한 상황이 빚어진 만큼 정부 차원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FTA 재협상 요청이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써는 상황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당선이 한국에 부정적인 영향만 미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트럼프가 공공인프라 투자 확대, 철강 등 자국 제조업 육성, 석유·셰일가스를 비롯한 화석에너지 개발 등을 강조한 만큼 관련 분야에서 교역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제조업이나 자원개발 분야 등에서 양국 간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교역·투자 확대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미국의 통상정책 동향을 계속 모니터링하는 한편,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관계부처 회의를 수시로 개최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