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당선] 푸틴 이례적으로 신속한 축하 전문

2016-11-09 (수) 09:2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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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 상황 미-러 관계 개선, 국제현안 해결 공조 기대” 밝혀

▶ “미국과의 전면적 관계 회복 원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 언급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에게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전문을 보내 축하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의 당선 확정 소식이 알려진 뒤 곧이어 축하 전문을 보냈다고 크렘린궁은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축전에서 "위기 상황에 처한 미-러 관계 개선, 국제 현안 해결, 국제 안보 도전에 대한 효율적 대응 방안 모색 등에서 공동 작업을 해나가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고 크렘린궁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평등과 상호 존중, 상대방 입장 실질적 고려 등의 원칙에 기초한 미-러 간 건설적 대화가 양국과 국제사회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푸틴은 트럼프에게 국가 정상이란 책임 있는 임무에서 성공을 거두길 바란다는 덕담도 건넸다.

트럼프는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줄곧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필요성을 역설해 왔고, 푸틴 대통령에 대해서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보다 뛰어난 지도자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도 러시아와의 좋은 관계를 구축하길 원하는 트럼프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 때문에 다수의 전문가는 트럼프 취임 이후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사태 등을 둘러싸고 '제2의 냉전'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악화한 미국과 러시아 관계에 해빙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미국과의 전면적 관계 회복을 위한 준비가 돼 있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틴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신임 19개국 대사들로부터 신임장을 제정받는 자리에서 "우리는 미 대선 후보(트럼프 후보)로부터 미-러 관계 회복을 원한다는 발언을 들어왔다"면서 그러나 "현재 양국 관계가 처한 퇴보 상황을 고려할 때 그것은 쉽지 않은 길임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러 관계가 이런 상황에 처한 것은 러시아의 잘못이 아니다"면서 "그렇지만 러시아는 미국과의 전면적 관계 회복을 원하고 있으며 그럴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트럼프 당선에 대한 논평에서 "트럼프가 (내년 1월) 공식 취임하기 전까지 푸틴 대통령의 상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기 때문에 트럼프 당선인과의 접촉 계획은 없다"고 확인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러 관계 개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대선에서 승리하면 업무 시작 전 푸틴 대통령 등 러시아 측과 만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페스코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들어서면) 미국과의 논쟁적 문제들이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하지만 "중요한 것은 문제들을 대결이나 위협이 아닌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는 의지"라고 기대를 표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전 미국 지도자들의 행동이 항상 예측 가능했다고 할 수 없다"면서 "말이 아니라 일로 판단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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