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여성 시애틀서 이색 전시회

2016-10-31 (월) 02:2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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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혜연씨. 3,100마일 CDT 트레킹 중 그린 작품 18점

▶ 11월1~6일 A/NT 화랑서

한국여성 시애틀서 이색 전시회
한국에서 온 당찬 20대 여성이 시애틀에서 이색 전시회를 연다.

주인공인 신혜현(27)씨는 한국 수원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올해 초까지 디자인 회사를 다닌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평소 직장생활 중 마라톤은 물론 등산 및 등산로 달리기(Trail Running)를 즐겼던 그녀는 30살이 되기 전에 새로운 삶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으로 올해 초 직장을 그만뒀다.
하지만 딱히 뭘 하겠다는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던 신씨는 그 결정을 내리기에 장거리 트레킹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녀가 결정한 장기 트레킹 코스는 뉴멕시코에서 출발해 콜로라도, 와이오밍, 아이다호, 몬태나주 등을 거쳐 캐나다 국경에 이르는 3,100마일의 CDT(Continental Divide Trail)이었다. 이 코스는 사막과 높은 산이 있어 최저고도 3,900피트에서 최고 고도는 숨조차 제대로 쉬기 어려울 정도의 난코스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신씨는 세계 최고의 나라인 미국에서 걷고 또 걸으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살아갈 방향을 찾아보자는 생각에서 CDT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뜻을 같이 한 친구와 함께 지난 5월 미국에 도착했다. 뉴멕시코를 출발해 하루 30km이상을 걸은 첫 두달 동안 사막지역의 무더위와 피로 등에 적응하며 몸이 만신창이가 돼서 하루 하루 버텨내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3개월째부터 어느 정도 적응이 되자 트레킹 도중에 만나거나 도움을 받은 사람들과 코스 주변의 풍경을 그리기 시작했다.
신씨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어떤 특정한 목적으로 그림을 그렸을 때는 행복한 줄 몰랐는데 트레킹을 하면서 내가 만나고 부대꼈던 자연과 사람을 그리고 보니까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캐나다 국경까지 트레킹을 마친 후 귀국하기 전에 트래킹 도중 그린 그림들의 전시회를 미국에서 열기로 마음 먹었다. 한국행 비행기를 탈 시택공항에서 가까운 시애틀을 전시회 장소로 결정했다. 인터넷을 뒤져 시애틀의 40여개 화랑에 이메일을 보내 장소임대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준비기간이 너무 짧고 예약이 차 있어 어렵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시애틀 다운타운에 소재한 A/NT 갤러리는 “당신의 전시회 포트폴리오가 매우 좋고, 작품도 우수하다”며 전시회를 열겠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소식을 듣자마자 10시간 버스를 타고 시애틀에 도착한 신씨는 요즘 전시 작품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그녀는 “사실상 나의 첫번째 개인전을 시애틀에서 하게 돼 너무 기쁘다. 시애틀지역 한인들이 많이 찾아와 관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회는 11월1일부터 6일까지 이어지며 2일 오후 6시 신씨가 화랑에 나와 관람객들과 대화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A/NT 갤러리: 305 Harrison St, Seattle WA 98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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