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3백년의 여인 ‘마크로풀로스’ … 호평 속 공연

2016-10-27 (목) 07:33:27 이정훈 기자
크게 작게

▶ SF 오페라, 야나체크의‘The Makropulos Case’

▶ 10월29일까지 공연

3백년의 여인 ‘마크로풀로스’ … 호평 속 공연
SF 오페라가 야나체크의‘마크로풀로스 사건(The Makropulos Case)’을 호평 속에 공연 중이다. 지난 10월14일 개막하여 10월29일까지 계속되는 이 오페라는 카렐 차페크가 쓴 희곡을 오페라로 각색한 작품으로 법정다툼 ‘The Makropulos Case’를 다루고 있다. 등

장 인물 ▷에밀리아 마르티(소프라노) ▷알베르트 그레고르(테너) ▷콜레나티 변호사(베이스) 중 에밀리아 마르티는 엘리나 마크로풀로스의 가명으로서, 법정공방이 시작되던 때 그녀의 나이는 337세였다.

작곡가 야나체크(1854-1928)는 체코의 국민파 작곡가로서 10여편의 오페라를 남겼는데 그중 ‘예누파’, ‘카탸 카바노바’, ‘영리한 새끼 암여우’ 등으로 이름을 날렸다. ‘마크로풀로스 사건’은 그중 말년에 속하는 작품으로 ‘예누파’, ‘카탸 카바노바’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탁월한 극적 감각, 리얼리즘 수법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으로 최근들어 널리 공연되고 있다.


체코의 국민서정이 녹아 있는 야나체크의 작품들은 진한 서정미와 함께 극적 긴장감이 충만하여 체코를 비롯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는데, 그중‘마크로풀로스 사건’은 극적인 야나체크의 천품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음악적 스케일은 크지 않지만 ‘마크로풀로스 사건’은 연극으로서 호평 받았던 작품을 각색한 만큼 극적인면에서의 재미가 솔솔하다.

오페라판 ‘별에서 온 그대’라고나할까. 무려 3백년을 넘게 살아 온 한 오페라 가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결론은 인간은 오래산다고해서 결코 행복해 지지 않는다는 내용. 독일의 소프라노 가수 Nadja Michael이 에밀리아역을 맡아 열창했는데 주인공의 역할이 극중 다수를 차지하는만큼, 그녀의 스테미너있는 성량이 극찬 받았다.

특히 섹시한 연기, 3막의 하일라이트를 장식하는 열창 등이 극찬받았는데 Nadja는 2009년 SF 오페라가 공연한‘살로메’에서도 스테미너있는 성량을 과시하며 절찬받은 바 있다.

핀란드 국립 오페라와의 무대 합작으로 펼쳐진 이 오페라는 SF 오페라가 50년 전(1966년) 미주 초연한 작품으로서 SF 오페라와도 인연이 깊은 작품이다. 대형 시계를 중심으로 설치된 무대는 시간을 초월한 삶을 사는 에밀리아의 모습을 역설적으로 상징하고 있는데 간결한 무대, 연극의 주제를 나타내는 다소 혼란스러운 음악, 3막의 극적인 반전 등 아름답고도 신비스러운 묘미로서 갈채받았다.

막이 열리면 프라하의 변호사 콜레나티의 사무실. 조금 후 에밀리아가 사건을 해결할 귀중한 정보를 가지고 들어오는데 사건이란 바로 (부유한)프루스 남작과 중산 계급인 그레고르 가족이 근 1세기 동안 재산 상속에 관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 와중에 에밀리아는 프루스 남작의 서고에 보관되어있는 몰약의 처방전을 원하고 있는데 이미 337세인 그녀는 몰약으로 다시300년의 세월을 더 살 수 있기 때문이었다. 에밀리아의 실제 이름은 엘리나 마크로풀로스로서, 15세기 말 프라하의 루돌프 2세 황제의 궁정에서 살았던 연금술사 히에로니무스의 딸이었다.


루돌프 2세는 히에로니무스에게 사람의 수명을 300년간 연장할 수 있는 몰약을 만들라는 명령을 내렸고, 히에로니무스의 딸 엘리나가 그 약을 마시고 가사 상태에 빠진 뒤 잠에서 깨어나 3백년을 살게 되었다.

처방서와 함께 도망친 그녀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 세계 방방곡곡을 여행하며 모든 시대의 최고의 가수가 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숨겨진 비밀은 누구와도 진실된 사랑을 하는 것을 막았기 때문에 그녀는 많은 남편과 아들, 연인들을 떠나야만 했다.

▶ ‘The Makropulos Case’남은 공연 - 10월29일(토, 저녁 7:30)
▶장소 : SF 워 메모리얼 오페라 하우스
▶티켓 예매 : www.sfopera.com

<이정훈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