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원 청문회에서 발언하는 존 스텀프 웰스파고 CEO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유령계좌 개설 스캔들로 미국 대형은행 웰스파고가 수세에 몰린 가운데 최대주주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버핏 회장은 존 스텀프 웰스파고 최고경영자(CEO)에게 문제의 심각성을 알아차릴 때까지 너무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스텀프 CEO가 애초 생각했던 것보다 문제가 더 크다고 본다"고 비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벌금은 대중의 반응을 가늠하는 척도가 아니다"라며 현재 웰스파고가 처한 위험은 1억8천500만 달러 상당의 벌금보다도 크다고 말했다.
또 스텀프 CEO가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퇴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을 두고 인터뷰가 잘 이뤄진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약 5분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 회장이 웰스파고 이사회 이사진과 만나 극도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기업 윤리를 뒤바꿀 것을 주문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 회장은 CNBC에 "이사회의 그 누구하고도 이야기한 적이 없다"며 이 같은 보도를 반박했다.
'오마하의 현자' 또는 '투자의 귀재'라는 별명을 가진 버핏 회장은 웰스파고에 장기간 투자해왔다. 6월 말 기준으로 웰스파고 지분의 9.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스텀프 CEO는 전날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도 뭇매를 맞았다.
하원 의원들은 '도둑', '범죄자 기업' 등 극단적인 표현을 동원하며 스텀프 CEO를 강하게 질타했다.
아예 웰스파고 등 대형은행을 해체하자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나왔다.
브래드 셔먼(민주·캘리포니아) 하원 의원은 "당신이 5천300명의 직원을 잘랐다"며 "5천300명의 선량한 미국인을 흉악범으로 몰았다"고 비난했다.
셔먼 의원은 이어 이제는 대형은행을 해체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앞서 웰스파고는 유령계좌 스캔들 관련 직원 5천300명을 자체 해고했다.
이들 직원은 판매 목표를 채우기 위해 고객의 동의를 받지 않고 최대 200만개의 유령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텀프 CEO는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이번 일이 일부 직원의 윤리성 상실 때문이라며 주로 낮은 직급의 직원이나 텔러 등이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그는 이날 청문회에서 내년 1월이 아니라 당장 이번 주 안에 직원들의 판매 목표를 폐기하겠다고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