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복세에 가려진 부작용, 수급 불균형으로 비정상적 가격 상승
▶ 세입자 수 오히려 늘어 주택 임대난
어느덧 주택시장 회복세가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지 논의해야 하는 시기에 이르렀다.
사상 최악의 침체를 벗어난 뒤 주택 시장은 약 5년간 힘차게 전진하며 경기 전반에 걸친 회복세까지 이끌었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주택 거래도 많이 이뤄졌고 무엇보다 주택 가격 상승세가 눈부셨다. 가격 상승세는 올해도 나타나고 있지만 지속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늘고 있다. 지난 5년간 주택시장은 말 그래도 ‘회복’됐다.
응급실에 실려 왔던 주택시장은 긴급 처방을 받은 뒤 이전처럼 건전한 상태를 회복했다. 그러나 회복이 너무 급하게 이뤄진 탓일까?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회복세의 이면에 가려진 부작용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주택시장 회복세에 가려졌던 그림자를 집중 조명했다.
■ 중산층 수혜 대상에서 제외
주택시장 회복세는 공식적으로 지난 2012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주택 거래, 가격 등 모든 부문에서 고른 회복세가 나타나기 시작한 해다.
그러나 가격과 거래량을 주택 시장회복의 기준으로만 본 나머지 회복과정에서 나타난 피해자들은 간과된 측면이 있다. 최근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 바로 주택 시장에서의 중산층의 몰락이다.
주택 시장 회복은 이뤄졌지만 대부분의 중산층이 수혜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것. 오히려 중산층중 높은 비중이 마치 가위로 싹둑 잘려나간 것처럼 ‘ 영구 세입자 신세’로 전락하며 장기적으로 경제를 위협하는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공급 부족에 따른 불완전 상승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 (NAR)는지난달 17일 전국 178곳 주요 도시중 약 83%에 해당되는 지역의 올 2분기 주택 가격이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쉴러 주택가격 지수도 현재 주택 가격이 2006년 7월 최고가 대비 불과 약 2% 낮은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여전히 활황세지만 최근 주택 가격 상승 원인에 대한재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에따르면 지난 5년간 지속된 주택 가격상승 요인은 가장 바람직하게 여겨지는 수요 증가 때문이 아니다. 대신 현재까지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주택 공급 부족 현상 주택 가격을 억지로 끌어 올렸다는 지적이다.
지난 5년간 주택 시장 회복세와 함께 항상 언급된 단어가 바로 ‘매물부족’이었다.
기존 주택 매물 공급이 부족했던것은 물론 신규 주택 공급 역시 침체기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택 가격만 올랐을 뿐 주택 시장이회복되는 동안 주택 소유율은 196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또 건전한 회복의 밑거름인첫 주택 구입자 비율은 30년래 최저수준을 기록, 주택 시장 회복이 불완전한 회복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세입자 양산
주택시장이 회복되는 동안에도 회복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주택 시장침체를 겪으며 양산된 세입자들이다.
회복기를 거치며 세입자 수는 오히려더욱 늘어 주택 임대난을 발생시키기는 원인이 됐다.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크레딧, 곪아 터지기 직전인 학자금 융자 문제,여전히 받기 힘든 모기지 대출, 게다가 이미 너무 올라 버린 주택 가격등으로 아예 내집 장만을 포기한 사례는 세대 구분이 없다. UC 버클리피셔센터에 따르면 현재 주택 구입량이 주택 시장이 정상 수준일 때와 비교해 연간 약 20~30만 채 낮은 수준으로 추산된다.
주택 시장 낙관론자인 로렌스 윤NAR 수석이코노미스트마저 “현재주택시장을 정상 수준으로 볼 수 없다”고 월스트릿 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정했다.
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현재 가장 큰 피해자들은 날로 늘어만 가는세입자 층이다.
높은 임대료에 허리가 휘는 것은둘째 치고 주택 가격 상승에 따른 혜택에서 제외 돼 중산층 진입에 실패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게 지적된다.
■ 주택 소유율 곤두박질
주택 소유율이 오르지 않으면 경제 회복도 기대하기 힘들다. 주택이소비자 지출의 근간이 되고 결국 경제를 움직이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이미 과거 경우를 통해 여러차례 입증됐다. 경제 회복의 밑거름이 되어야 할 주택 소유율이 현재 반세기만에 최저 수준인 약 63%(올해2분기)에 머물고 있는 것이 경제 전문가들의 가장 큰 우려 사항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상승할 것이라는전망이 많지만 경기 회복을 이끌기 위한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USC와 펜실베니아 주립대의 예측에 따르면 사상 최저 수준의 주택 소유율이 약 58%까지로 회복되려면 적어도 2050년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2차 대전 이후 중산층 진입을 위해서는 주택 소유가 필수라는 공식이수립됐다. 주택을 소유하면 임대료상승과 인플레이션 상승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또 주택은 자산 축적과 은퇴 준비수단으로 그동안 착실히 역할을 담당해왔다. 주택 소유가 늘어야 경제가 선순환 하는 ‘자산 효과’가 기대된다.
목돈이 필요한 자녀 학자금, 주택개조, 기타 지출 등이 주택 자산을 통해 해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젊은층의 주택 소유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이 같은 자산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 주택시장 곳곳 ‘불균형’
주택시장 회복이 공식화 된 지금도 곳곳에서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 회복세가 지역별로 고르지 못한 것과 함께 모기지 대출 여건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신규가구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해 수급 불균형에 의한 비정상적인 주택 가격 상승도 우려된다. 우선 지역별 가격 회복세에 큰 차이를 나타나고 있다. 2006년 7월 주택 가격은 최고점을 찍은 뒤 이후 6년간 약 27%나 빠졌다. (케이스-실러 지수).
이후 가격은 회복됐지만 회복세는 일자리가 많고 매물 공급이 부족한 중서부 지역에만 집중됐다.
콜로라도주 보울더 지역은 최근 주택 가격이 직전 최고가 보다 무려 약 45%나 높은 수준으로 거품론까지 우려될 정도다. 달라스의 주택 가격 역시 활황기 때보다 약 26%나 올랐고 새크라멘토의 경우 2012년부터 현재까지 약 64%라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에 미시건주 새기노와 애틀랜틱시티의 주택 가격은 최고가 대비 각각 약 40%와 약 38%씩 낮은 수준으로 주택 시장 회복이 비켜간 지역이다.
주택 소유율 하락 원인 중에는 아직도 열악한 모기지 대출 여건도 꼽힌다. 모기지 대출 업계가 금융 위기 직후 대대적인 개혁이라는 된서리를 맞는 바람에 아직도 대출에 몸을 사리는 은행이 많다. 크레딧 조건이 조금이라도 불충분하거나 학자금 또는 크레딧 부채가 높은 대출자, 크레딧 기록이 충분치 않은 젊은층 대출자들은 모기지 대출을 통한 내집 장만이 여전히 꿈에 불과하다.
주택 시장 수급 불균형은 주택 소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할 문제다. 지난해만 해도 약 100만가구의 신규 가구가 형성됐다.
주택 시장 회복을 위한 호재임에도 불구하고 주택 신규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오히려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지난해 공급된 신규 주택은 약 62만채에 불과해 세입자만 양산하는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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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