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흐마니노프가 온다’
2016-07-28 (목) 09:23:41
라일락 피는
환한 웃음을 머금은 오후
건너편 모텔엔 빈방이 없다
어제는 늘 오늘로
첫사랑은 심장에 내리는 눈 이라지
사월의 이마가 서늘한데
낙원은 가깝고 사랑은 멀어 미스 킴,
거짓말처럼,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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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자,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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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오후다. 취할 듯 라일락 향기가 불려오고 어느 신도시 변방쯤에 늘어선 모텔은 빈방이 없다. 라일락과 모텔, 벌과 인간, 사랑과 쾌락을 어디까지 구분할 수 있을까. 구분하면 차별 아닌가? 첫사랑을 찾는 그녀는, 사랑을 찾는 것일까, 잃어버린 환상을 찾는 것일까? 미스 킴의 귀에 거짓말처럼 사랑과 낙원을 들먹이는 저 남자는 사랑이 뭔지나 알고 있을까? 낙원이 뭔지나 알고 있을까? 그건 얼마만큼 같고 얼마만큼 다른가도 알고 있을까, 라흐마니노프 취할 듯 불어오는 라일락꽃향기 속이 혼미하다. 임혜신<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