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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한국독립문화원 매각 완료

2016-07-26 (화) 06:03:39 한국일보 하와이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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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크 드래곤사에 145만달러에 팔아 동포사회가 간절하게 매입요청 했건만… 한인사회 격분

▶ 하와이 한인회 기자회견 갖고 유적지 보전을 위한 대책 마련 촉구

하와이 한국독립문화원 매각 완료

25일 한인회 사무실에서 독립문화원(사진 위) 매각 사실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 오른쪽부터 고서숙 소송문화재단 이사장, 서대영 수석부회장, 박봉룡 한인회장, 남영돈 이사장, 지도연 사무총장

하와이 한국독립문화원이 '루크 드래곤(Rooke Dragon LLC 매니져 :칼튼 카주미 쿠수노키 Carlton Kazumi Kusunoki)'에 145만달러에 팔렸다.

지난 3월 본보가 보도한 바 있는 매각설이 사실로 드러난 셈인데 주정부 부동산 등기에 의하면 지난 6일자로 독립문화원을 포함한 8,265 스퀘어피트 건물 2채와 33만5,776스퀘어피트에 달하는 대지 모두를 145만달러에 매각, 하와이 한국독립문화원 소유주는 ‘홍우준’에서 ‘루크 드랜곤 LLC’로 변경되었다. 그러나 독립문화원내에 소장된 국민회로부터 물려받은 유물과 한국 보훈처 후원으로 건립된 무명애국지사 등에 대한 처리 문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본보의 하와이 한국독립문화원 매각설 보도를 접한 하와이 한인회(회장 박봉룡)는 당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하와이 한국독립문화원 매각 의사가 있다면 동포사회에 환원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한국의 홍문종 의원은 언론을 통해 매각설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와이 한인회(회장 박봉룡)는 지난 20일 하와이 한국독립문화원 매각 사실을 확인하고 25일 오전 11시 한인회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인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해외독립운동의 요람지 하와이 이민선조들의 독립운동역사를 간직한 유적지가 동포사회 몰래 매각된 사실에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밝히고 기자회견 취지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1. 지난 3월 홍문종 국회의원이 사실무근이라고 발뺌했던 하와이 한국독립문화원이 결국 하와이 현지 투자회사에 매각되었다는 사실을 하와이는 물론 전 미주와 한국 동포들에게 알린다.
2. 한인사회의 환원 요청을 무시하고 독립운동 역사유적지를 끝까지 비밀리에 한인이 아닌 타민족에 매각한 홍문종 의원 측의 공식 해명을 듣고 싶다.
3. 비록 매매가 성사되었다고 하지만 지금이라도 독립운동 유적지를 비롯 이곳에 소장된 국보급 유물 유적들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나가기 위함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봉룡 한인회장, 남영돈 이사장, 서대영 수석부회장과 지도연 사무총장, 고서숙 고송문화재단 이사장과 국민회 독립유공자 고 박상화씨의 가족 박화자씨와 뉴스타 부동산 찰스 신 대표와 유하나 중개인이 참석해 하와이독립문화원 매각이 하와이 한인사회는 물론 한국과 미주 각 한인사회에 미치고 있는 파장을 전하며 최근 한국 내에서 보도된 것으로 알려진 홍문종 국회의원의 보도자료 내용을 반박했다.

고서숙 고송문화재단 이사장은 홍문종 의원이 최근 한국내 언론을 통해 “독립문화원을 해외 사적지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수 차례 요청했으나 묵살됐다”고 밝혔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한국정부가 해외독립유적지로 독립문화원을 지원하기 위해 총영사관을 통해 현지 관리위원회를 설립할 것을 제의했었지만 당시 홍우준 이사장이 이를 반대했다”는 현지 관계자의 증언이 있음을 밝혔다.

매입업체 국적 논란에 대해서도 “하와이 한인사회 입장에서는 매입 업체가 일본계냐 미국계냐 중요한 것이 아니고 동포사회가 매입의사를 밝혔음에도 왜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극비리에 이 거래를 강행했는지 그것이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국민회 독립유공자의 가족으로 참석한 박화자 전 한인미술협회장은 “현재 독립문화원내 전시 사진 속에는 돌아가신 시아버님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며 “어쩌다가 이곳이 이렇게 되었는지 후손으로서 부끄럽고 참담해 울화가 치밀고 있다”고 울먹였다. 박 전 회장은 “지금이라도 독립문화원을 되살리는 방법이 있다면 유공자 가족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 돕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인회는 주정부와 시 정부에 등록된 하와이 한국독립문화원 매각과 관련한 자료를 발표했다.

이들 자료의 의하면 3월7일자로 매매 관련 문서가 작성되어 본보가 매각 설을 보도할 당시(3월22일)에는 이미 내막적으로 매각이 결정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대외적으로는 6월20일 거래를 공식화 하고 7월6일자로 등록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하와이 한국독립문화원은 일제강점기 해외 독립운동을 주도한 대한인국민회(1914~47년) 하와이 지방총회가 있던 곳으로, 2002년 당시 경민학원 홍우준 이사장이 ‘재단법인 하와이한국독립문화원’을 설립해 국민회로부터 55만달러에 매입했다. 그러나 독립문화원은 주택지역에 위치했다는 조닝문제에 발이 묶여 그 이름값을 하지 못하고 방치되어 오다 2007년에는 문화원으로서의 활동보다는 건물에 만두공장을 임대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본보 2007년 5월18일자 참조)또한 2007년에는 ‘재단법인’ 소유 독립문화원이 개인 ‘홍우준’ 명의로 1,000달러에 매각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한국일보 하와이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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