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 주택시장 ‘미쳤다’

2016-07-06 (수) 0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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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만달러짜리 귀신 나올 듯한 집, 42만달러에 팔려

▶ 전문가들, “샌프란시스코 가격 따라갈 듯”

부동산 회사인 윈드미어가 최근 공개한 웨스트 시애틀의 한 주택에 대한 매매 과정을 보면 시애틀 주택시장의 과열양상이 도를 넘어섰다는 우려가 나오기에 충분하다.

윈드미어는 지난 4월 말 이곳에서 살던 커플이 몇 년 전에 사망한 뒤 완전 방치돼 있던 웨스트시애틀의 벨비디어 동네 주택을 20만 달러에 리스팅했다. 몇 년간 방치된 탓에 지붕이 구멍 뚫려 비가 새는 바람에 천막으로 덮어 두었고, 집 바닥에 물이 차 있고, 방안 곳곳에도 곰팡이 천지여서 도저히 사람이 살 없는 상태였다.

윈드미어는 ‘현상태 매매’(As Is) 로 리스팅 하면서 건강 및 안전상의 위험으로 법적으로 허가 받은 사람만 출입할 수 있다는 경고를 붙여두었다. 전체 대지가 5,000평방피트, 연면적이 2,100평방피트로 1951년에 지어져 60년 이상 된 이 집은 방3개와 화장실 한 개를 갖추고 있다.


윈드미어 에이전트는 “이 집을 팔 수 있는 유일한 기대는 집을 부수고 좀 더 큰 집을 지을 사람을 찾는 것”이라며 레이니어 산이 보인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리스팅을 해놓고 별 기대를 하지 않았던 위드미어는 구입 희망자들이 몰려들자 크게 놀랐다. 10일 사이에 무려 41개의 오퍼가 들어왔고, 그중 42만7,000달러에 오퍼를 낸 주택재건축 업체‘탕 부동산 투자회사’에게 매각이 최종 결정돼 클로징을 마쳤다. 이 회사는 물론 이 집을 완전히 철거하고 새 집을 지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웨스트 시애틀은 시애틀에서 서민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고 집값도 상대적으로 낮은데도 이처럼 과열 양상을 보여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재건축회사나 부자들이 자리만 보고 매물로 나온 주택을 구입한 뒤 신축하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심한 것 같다”면서 “이러다가는 평균 주택가격이 100만 달러이상인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을 따라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존 주택을 구입해 허문 뒤 새 집을 짓는 사례는 최근 크게 늘어났다. 킹 카운티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킹 카운티에서 모두 1,500여채의 주택이 팔린 뒤 철거돼 새 주택이 지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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