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올랜도 총기난사대책…힐러리 총기규제 vs 트럼프 무슬림감시

2016-06-13 (월) 09: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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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호 비난전…“트럼프 생각은 위험” vs “힐러리는 나약한 사람”

▶ 트럼프, 오바마-이슬람 싸잡아 “뭔가가 있다” 음모론도 제기

올랜도 총기난사대책…힐러리 총기규제 vs 트럼프 무슬림감시

힐러리 클린턴<<연합뉴스 DB>>

올랜도 총기난사대책…힐러리 총기규제 vs 트럼프 무슬림감시

도널드 트럼프<<연합뉴스 DB>>


미국 민주, 공화 양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가 사상 최악의 플로리다 주(州) 올랜도 총기난사 사건 이후 엇갈린 해법을 제시하며 상반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총기 규제 강화를 역설하는 반면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이민정책 실패를 규탄하면서 미국 내 무슬림 감시 및 불법이민자 차단을 촉구하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13일 CNN 방송 인터뷰에서 총기난사 용의자 오마르 마틴이 AR-15 계열 자동소총을 사용한 점을 거론해 “그는 전쟁용 무기를 사용한 것”이라며 대량살상 무기에 대한 규제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총기 소지를 허용하는 법률도 지켜야 하고 총기로부터 사람들을 안전하기 보호하기 위한 상식적인 조치도 취할 필요가 있다”면서 “무엇이 최상의 방법인지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슬람국가'(IS)를 추적·격퇴하는데 그 누구보다 단호하고 강하게 대처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와 동시에 더 광범위하게는 총기 폭력으로부터 사람들의 목숨도 구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자신을 싸잡아 비판하면서 무슬림 감시 등을 촉구하는 트럼프의 주장에 대해서는 “트럼프의 수사는 우리 국가(안보)에 매우 위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테러와 전혀 관련없는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살상하는데 이런 무기를 사용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총기규제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그러나 총기소유 옹호론자인 트럼프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총기규제와 관련해 “그 총기난사 용의자는 총기면허를 소지하고 있었고 오바마 대통령이 규제를 강화했더라도 신원조회를 통과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총기 소유 자체의 문제보다는 마틴의 급진 이슬람 성향이 근본 문제라는 게 트럼프의 지적이다.

트럼프는 이어 무슬림 커뮤니티가 자신들 내부의 문제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면서 “우리는 모스크를 감시하는 것과 관련해 매우 강하게 나가야 한다”며 철저한 감시를 재차 요구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테러방지 차원에서 모든 무슬림의 입국금지와 더불어 미국 내 모스크 감시를 촉구해 왔다.
올랜도 총기난사대책…힐러리 총기규제 vs 트럼프 무슬림감시

올랜도 총기난사 용의자 오마르 마틴<<연합뉴스 DB>>


한편, 트럼프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이 '급진 이슬람'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는 과정에서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해서는 “나약한 사람”이라고 맹공을 퍼부었고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해서는 근거 없는 음모론도 제기했다.

그는 “이 나라는 단호하지도 똑똑하지 않은 사람(오바마 대통령)이 이끌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라면서 “사람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금 행동하는 방식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이라는 용어조차 사용하지 않는데 뭔가가 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할 수도 있을 텐데 아무튼 둘 중 하나다. 어느 쪽이든 용납할 수 없다”면서 “상당수 사람은 오바마 대통령이 (일부러) 그것에 대해 알기를 원치 않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과거 대선 때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태생이 아니고 심지어 기독교인도 아니라는 잘못된 주장을 편 바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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