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파티 즐기던 300여명 비명·곳곳 피범벅

2016-06-13 (월) 12:00:00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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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 즐기던 300여명 비명·곳곳 피범벅

올랜도 검시국 조사관들이 펄스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총기난사사건 사망자의 시신을 살펴보고 있다. [AP]


■ 당시 현장 정황

“무슨 음악일까 하는 궁금하던 순간 옆 사람이 쓰러졌고, 다시 보니 피투성이였다”300여명의 남녀가 휴양지의 나이트클럽에서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클럽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곳곳에 쓰러져 피를 흘리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12일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격사건으로 올랜도는 악몽의 도시로 변했다.

사건이 발생한 올랜드 중심가 남동쪽에 있는 나이트클럽 ‘펄스‘는 남성 동성애자들이 주로 찾는 곳이었지만 최근 요일별 이벤트 등을 통해 일반인 방문자도 점점 늘어나 지역 명소로 자리 잡은 곳이었다.


이날 새벽 2시께 펄스에 한 남성이 들어가 총기를 난사했다. 범인은 클럽 안에 있던 사람들을 인질로 붙잡고 3시간 가까이 경찰과 대치했다. 특수기동대(SWAT)는 두 차례 소규모 폭발음을 일으켜 범인의 시선을 분산시킨 뒤 현장에 들어가 범인을 사살하고 인질들을 구출했다. 현장에 있던 존 알라모라는 남성은 AP통신에 “40~50발의 총성을 들었다”고 말했다.

범인은 몸에 자폭용 폭탄 장치를 두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경찰은 이 장비가 진짜 폭탄인지 조사하고 있다.

사건 직후 수십발의 총성이 울렸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소리를 음악으로 착각했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면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해서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사건 당시 출입구 가까이에 있었다는 크리스토퍼 핸슨은 “총격을 피하기 위해 정신없이 지그재그로 기어나가야 했다”며 “사방에서 비명소리가 들렸고 엄청난 혼란이 벌어졌으며, 마치 공포영화 장면 같았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어느 순간 갑자기 사람들이 “총격이다”라고 소리치기 시작했고, 찾을 수 있는 출구는 물론 유리창을 깨고 달아나는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친구들과 함께 나이트클럽을 찾았던 로지 페바는 “총격범의 손에 들린 총에서 불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 총성이 음악인 줄 알았다”며 “한 남성이 쓰러지는 모습을 본 다음 곧바로 밖으로 달아났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 존 알라모라는 “20발에서 50발 정도의 총성이 들린 뒤 음악이 멈췄다”고 전했다.

한 여성은 “아들로부터 나이트클럽 화장실에 다른 손님들과 함께 숨어있다는 문자메시지가 왔지만, 곧바로 ‘그가 온다’는 문자가 왔고, ‘그가 우리를 발견했다’는 문자가 마지막이었다”며 자신의 아들을 비롯한 여러 명이 끝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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