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UW 로스쿨 졸업했어요”

2016-06-09 (목) 02:51:44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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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 차세대 롤모델’ 이승영씨 ‘끝없는 도전’에 박수

▶ 스타트 업 발굴 및 한인사회 법률도움 예정

“UW 로스쿨 졸업했어요”
시애틀 한인사회의 차세대 롤모델로 꼽히며 ‘끝없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이승영씨가 ‘또 하나의 도전’이었던 워싱턴대학(UW) 로스쿨을 졸업했다.

이씨는 지난 7일 저녁 시애틀 베나로야홀에서 열린 UW 로스쿨 졸업식에서 영광의 사각모를 쓰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씨는 다음달 말 워싱턴주 변호사시험을 치른 뒤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법조인의 길을 걷게 된다.

지천명(知天命, 50세)을 앞둔 나이에 자식이나 조카뻘의 젊은이들과 3년간 경쟁을 하며 졸업한 이씨의 UW 학위 취득은 개인적으로 영광이기도 하지만 시애틀 한인 커뮤니티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채 10살도 안된 나이에 부모를 따라 이민온 1.5세이면서도 완벽한 이중언어로 한인사회에서 세대별 징검다리 역할을 했고, 무엇보다 한인들의 정치력 신장에 헌신해왔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3학년때 이민 온 이씨는 초ㆍ중ㆍ고 시절을 쇼어라인에서 보냈고 고등학교를 수석졸업 했다. UW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기 전인 1989년부터 보잉에 취직해 엔지니어로 일했다. 보잉에 다닐 당시인 1994년 한인타운이 형성돼 있었던 쇼어라인이 독립시로 분리됐고 그녀는 이듬해인 1995년 4월 초대 시의원 선거에 출마해 64%의 높은 지지율로 당선돼 27세 최연소 시의원이 됐다. 1998년 선거에서도 쇼어라인 시의원 가운데 최고 득표로 재선됐다.

자신의 전공분야인 기계공학에 가장 적합하고 모든 사람이 선망했던 보잉직원에다 이민자 출신으로 미국 시의원까지 올랐던 이씨의 도전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1999년 과감하게 보잉을 그만둔 뒤 UW 경영대학원(MBA)에 풀타임 학생으로 입학했다. MBA 과정중 유명 투자회사 등에서 인턴과 파트타임 일을 한 그녀는 2002년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 소프트(MS)에 입사했다. MBA 출신의 장점을 살려 MS 서버와 풀 비즈니스 분야 매니저를 맡아 첫 해에 해외 매출을 50% 넘게 올리는 성과와 수완을 발휘했다.

세계 최고 기업인 보잉에서 11년, MS에서 11년을 근무한 이씨는 잘 나가던 직장을 과감하게 때려 치고 2013년 UW 로스쿨로 진학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UW 로스쿨은 연간 4,000여명이 지원해 불과 160명만 입학이 허용되는 전국 20위안의 명문 법률전문대학원이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 합격한 것 자체가 화제가 됐지만 이씨는 자신이 추구하는 다양하고 보람찬 일을 해보겠다는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이씨가 직장 및 정치 생활 외에 특히 남다른 열정으로 헌신해온 곳은 힘든 한인들의 대변자 역할을 하는 한인생활상담소(KCSC)와 미주 한인들의 권리 보호 및 향상, 한인 정치력 신장 등에 주력하고 있는 한미연합회 워싱턴주 지부(KAC-WA)였다. KAC-WA 회장을 몇 차례 지냈고, 상담소 이사직도 20년 이상 맡아오고 있다.

이씨의 이 같은 활동과 도전에 박수를 보내기 위해 이날 졸업식에는 시애틀시의원 출신의 마사 최 전 빌&멜린다 게이츠재단 최고운영책임자와 이수잔 민주평통 시애틀협의회장, 이씨의 출석교회인 빌립보장로교회의 최인근 담임목사 등이 찾아와 축하했다.
이씨는 “변호사 시험 이후 비즈니스 경력 등을 바탕으로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일을 하고 한인사회에 법률적인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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