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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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모의 손주 교육

2016-05-23 (월) 수지 오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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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중 70년대, 80년대에 이민 온 1세들의 자녀들이 이제는 30대 또는 40대가 되어서 학부모가 되었습니다. 그들의 자녀들은 직장생활에 너무 바빠서 가끔 학생들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애들을 등교시키고 하교할 때 픽업하는 모습을 봅니다.

수학여행(field trip) 때도 chaperone으로 따라오고, classroom 에서도 즐겁게 volunteer로 교사를 도와주고, 학교 미화의 날(School Beautification Day)에도 학교에 와서 학교 안팎을 청소해줍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손주를 픽업할려면 반드시 할머니, 할아버지의 성함과 연락처를 애들 부모가 애들의 Emergency Card에 포함해서 적어야 됩니다. 학교에 지속적으로 봉사하려면 누구나 health clearance로 TB 주사맞은 기록을 학교에 제출해야 됩니다.

오래전 어느 백인 학부모의 어머니가 은퇴한 의사라서 손자, 손녀를 위해 학교 양호실에서 모든 애들을 간호원으로 도와준 적이 있습니다. 진짜 의사가 간호원 자원봉사자로 도와주니 너무 고마왔습니다.


그러나 손주들이 버릇없이 굴 때 애들의 행동을 control 하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저에게 상담하면 우선 그들이 자신의 결혼한 자녀들과 인간관계(relationship)가 어떤지 묻습니다. 또 딸의 애들 인지, 아들의 애들인지도 물어봅니다.

평소에 서로 신뢰감이 있고 대화가 잘되는 사이면 손주들에게 제한(Set Limits)을 설명하고 행동의 범위(boundary)와 결과(consequences)를 세우라고 제안합니다.

그러나 혹시 자녀들과 마음이 편하지 않은 사이, 특히 교육철학이 다른 며느리의 자식이라면 며느리는 할머니가 손주 버릇고치는 것을 싫어할 지도 모르니, 그냥 애들 엄마, 아빠에게 보고만 하고, 글을 쓸 줄아는 손자, 손녀들에게는 그날의 자신들의 행동을 회상(reflect)해서 엄마, 아빠에게 직접 짧게 편지를 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자식들과도 의사소통과 버릇고치기가 힘드는데 하물며, 딸/사위나 아들/며느리의 자식을 돌보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우선 인정해야 합니다. 또 애들의 젊은 부모가 애들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존경하고 귀중한 분임을 애들 앞에서 말과 행동으로 보여야 됩니다. 그러면 애들도 본받아 할머니, 할아버지를 존경하는 것을 배웁니다.

애들을 다루는 일은 무한한 인내심이 필요하고 차분하게 진정해서 애들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 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우선 손자, 손녀를 돌봐주겠다고 찬성하기 전에 애들의 엄마, 아빠와 그들의 기대감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의사소통을 해야됩니다. 제가 아는 사람은 자신이 직접 애기를 안보고 Hispanic Babysitter가 와서 babysitting 하는 것을 옆에서 감독(monitor) 만 하는데도 힘들다고 합니다.

어떤 할머니는 제가 교육세미나 강사로 갈 때마다 아주 먼 곳에서도 저의 강연을 들으러 옵니다. 최근에 한 세미나에선 2시간 운전해서 오셨다는 어떤 할머니는 손자가 18개월 되었는데 영어, 한국어 두 가지를 다 가르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물어서 우선 한국어부터 가르치고 그 다음에 영어를 가르치는 게 좋겠다고 했더니, 애들 엄마는 영어부터 시작해야된다고 주장한답니다. 그러면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가르치라고 제안했습니다.

좋은 부모되기, 좋은 할머니, 할아버지 되기란 무척 힘드시지만 계속 애정과 인내심을 가지고 배우기를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손자, 손녀가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가져다 주는 행복감 때문에 귀여운 손자, 손녀들과 시간을 보내는 기회에 감사하세요.

교육상담 문의 drsuzieoh@gmail.com

<수지 오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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