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류사회도 ‘한국문학’ 인정

2016-05-23 (월) 01:35:22 황양준 기자
크게 작게

▶ ‘저명 작가 24인’에 뽑힌 김영호 시인에 큰 축하

▶ 카우세 총장도 참석, 계관시인 헤레라 ‘기조연설’

‘워싱턴대학(UW)도서관 친구들’이 지난 14일 UW 허스키 클럽에서 개최한 ‘문학의 목소리(Literary Voices)’ 행사에서 주류사회도 ‘한국 문학’의 수준을 높게 평가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UW의 16개 도서관 발전기금을 모으기 위해 열리는 이 행사는 올해 11회째다. 유명 코미디우먼이자 방송진행자인 낸시 거피의 사회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애나 마리 카우세 UW 총장을 비롯해 시애틀지역에서 문학과 도서관, 책 등을 사랑하는 저명인사 500여명이 참가해 대성황을 이뤘다. 모금 행사이므로 식사비도 1인당 150달러나 됐지만 저명한 작가들을 만나고 문학 등의 발전을 기원하는 참석자들의 열의는 뜨거웠다.

특히 올해 행사에는 오랫동안 숭실대에서 영문학 교수로 재직하다 은퇴한 뒤 시애틀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영호 시인이 ‘저명한 24인 작가’에 뽑혀 한인사회에도 큰 영광을 안겨준 행사였다. 김 교수는 이날 영어논문인 <한용운과 휘트먼의 문학사상>과 신앙시집인 <순복> 등 자신의 저서를 독자들에게 서명해줬다. UW 한국학도서관의 이효경 사서, 류혜자 목록사서, UW 사회복지과 송성실 교수, 유명 사진작가인 고(故) 남궁요설 선생의 부인인 모니카 남궁씨, 재미한국학교 서북미협의회 제인 신 이사, 황선희씨 등 평소 도서관과 책을 사랑하고 김 시인을 잘 아는 지인들도 이날 행사장을 찾아 축하해줬다.


이 행사에 한인 작가가 선정돼 초대 받기는 김 시인이 처음이다. 김 시인은 UW 한국학 도서관 이효경 사서가 추천하고 ‘UW 도서관 친구들’ 이사로 활동했던 류혜자 목록 사서가 후원한데다 김 시인의 기존 작품에 대한 평가작업 등을 거쳐 초대가 이뤄졌다.
한국 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한 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비교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김 시인은 1991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뒤 <당신의 초상> <무심천의 미루나무> <잎사귀가 큰 사람> <순복> 등의 시집을 출간했다.

김 시인은 이날 행사의 주인공이자 기조연설자인 계관시인 후안 펠리페 헤레라와 함께 ‘한국 문학’에 관해 대화를 나눳다. 헤레라 시인은 특히 “한국의 고은 시인과 그 작품을 잘 알고 있다”고 관심을 표명하며 김 시인에게도 축하를 건넸다.

김 시인은 “개인적으로 이 같은 영광스런 행사에서 ‘저명 시인’에 뽑혀 너무 기쁘다”면서 “시애틀지역 한인 문학이나 교양행사는 물론 UW 한국학 도서관 발전 등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june66@koreatimes.com

<황양준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