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방망이
2016-03-29 (화) 08:27:55
박명엽 워싱턴 문인회
별빛도 흐느끼듯 파르르 떠는 밤
고추당초보다 맵다던 어머니 시집살이
떠올리시나
어린 시절 동동거리던 어머니 얼굴
바람이 왔다간 자국처럼
제대로 숨 고를 때가 있었던가
밤엔 가위에 짓눌리고 경련도 하신다
층층시하 시동생들 발길마다 늘어놓은 빨래며
시누이도 누구도 거들떠 안보는
힘겨운 시집살이 멍든 가슴 훑어내고
푸르디푸른 하늘에 젖은 마음 널어놓고
마냥 하늘가에 살고 싶어하시네
흥얼흥얼 구성진 소리로
맑은 가락 바람에 실어 보낸다
풀어헤친 가슴 조금은 후련해졌을까
시냇가 빨래터에 앉아 하늘 한번 쳐다보고
강물에 비추던 순정한 그 모습 어디가고
푸념 속에 느려졌다 빨라졌다가
빨래 방망이만 쎄게 더 쎄게 두들기신다
강물도 에울래라
떠다니는 구름도 비껴가며
세월에 묻어간 빨래 방망이
<박명엽 워싱턴 문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