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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주택 구입 뒤 문제, 내집 구입 후 걱정거리 ‘관리비용’

2016-03-17 (목)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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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세 등 각종 유틸리티 요금 부담

▶ 정원·쓰레기 수거 등 매달 비용 지불

생애 처음 내집을 마련한 뒤 알게 되는 사실들이 많다. 세입자였을 때와 달리 홈오너로서의 의무감이 생기고 여러 비용도 전보다 훨씬 증가한다. 주택 구입 전 예상치 못했던 비용들이 발생하면 덜컥 겁이 나기도 쉽다. 크레딧카드 정보업체 ‘크레딧 닷컴’의 한 기자가 자신의 첫주택 구입 뒤 깨닫게 된 사실들을 독자들과 나눴다.

■ 쓰레기를 수거 안하네
아파트 세입자 생활을 오래 했지만 내집이 생기면 각종 유틸리티 요금을 내 비용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한 가지 생각 못했던 것은 쓰레기 수거 비용이었다. 아파트에 거주할 당시에는 공동으로 사용하는 대형 쓰레기 수거함에 우리 집 쓰레기를 버리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조금 번거롭긴 해도 별도의 비용을 낼 필요가 전혀 없었다. 힘들게 구입한 ‘내집’으로 이사온 지 몇주가 지났지만 우리집 쓰레기통만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다. 관할시나 사설 쓰레기 수거 업체에 서비스를 신청하고 매달 비용을 내야한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됐다.


■ 전기료, 수도료 3배 껑충
아파트에 살 때도 전기료는 우리가 부담해서 내집 장만 후에도 전기료 부담은 예상했다.

그런데 첫달 전기료 고지서를 받고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늦가을에 입주해 난방비가 조금 오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기료와 수도료가 아파트에 살 때보다 무려 3배나 높게 나온 것이다.

약 900 스퀘어피트밖에 되지 않는 소형 아파트에 거주해 전기료와 수도료가 지금보다 낮아 지금 내는 요금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일 수도 있겠다. 그래도 갑자기 불어난 유틸리티 요금 부담에 어릴 적 부모님께서 강조하시던 절약 정신이 떠 오른 계기다.

■ 볼 때마다 부담스런 넓은 정원
아파트에 살 때 항상 뒷마당이 넓은 집에 살아봤으면 하는 소원이 있었다. 이제 그 소원이 이뤄졌지만 소원했던 것만큼 기뻐할 상황은 아니다.

늦은 가을 입주와 함께 가장 먼저 실시한 작업은 앞마당을 뒤덮은 나뭇잎을 정리하는 것이었다.

주말을 희생해 수북이 쌓인 나뭇잎과 잔가지를 치우고 나니 넓은 정원에 대한 로망이 사라졌다. 봄이 되면서부터 잔디가 빨리 자라 잔디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가드닝 업체에 정원 관리를 맡기기로 결정하는 바람에 결국 예상치 못했던 비용이 또 발생했다.

■ 주택 용품 업체 단골 고객 되다
주택을 구입한 뒤 주택 용품 전문매장 단골이 될지 몰랐다. 새로 구입한 집의 침실 중 1곳의 페인트 색상이 영 마음에 안 들어 남편과 새로 칠하기로 했다. 마음에 안 들었던 한쪽 벽면을 칠하면서 아예 방 전체를 화사한 색상으로 칠하기로 했다. 페인트를 다 칠하고 나니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방 바닥과 벽 모서리가 만나는 부분의 몰딩재료를 새것으로 교체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다시 페인트 재료를 구입한 매장을 찾게 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퇴근길이 되면 주택 용품 전문 매장에 갈 일이 없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장을 자주 찾게 된 것도 주택 구입 후의 생긴 변화다.

■ 가구 초과구입 가장 후회
집을 장만하자마자 들뜬 마음에 계획 없이 가구 구입에 나선 것도 지금 다소 후회가 된다.

아파트에 살면서 지녔던 가구들로 새집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했고 구식 가구들이 대부분이어서 집을 채워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다.

또 집들이 일정을 너무 급하게 잡아 가구 구입을 계획할 겨를도 부족했는데 지금 뒤돌아보면 실수로 기억된다.

계획 없이 가구를 구입하다보니 예산이 초과된 것은 물론 일부 어울리지 않게 구입한 가구를 보면 후회가 크다.

■ 크레딧 점수는 높아져
집을 사고 난 뒤에 좋은 점도 있었다. 크레딧 점수가 주택 구입 수개월 만에 약 25점이나 올랐다. 모기지 대출을 신청할 때 크레딧리포트 조회를 신청하면서 조금 떨어졌지만 불과 수개월 만에 생애 최고 점수로 개선된 것이다.

매달 모기지 페이먼트를 제때에 납부한 것이 크레딧 보고서에 반영돼 크레딧 점수 향상에 도움이 됐다.

■ 수리비 더 받았더라면
집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믿을만한 홈 인스펙터를 만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주택이 가지고 있던 몇몇 결함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셀러측과의 협상에도 큰 도움이 됐다. 홈 인스펙터가 지적한 사항 중 오래된 나무와 관련된 것이 있다.

강풍 등에 의해 나무가 쓰러질 수도 있으니 셀러측에 제거를 요청하는 편이 좋겠다는 조언이었다. 셀러측과 나무 제거를 요청한 끝에 제거 대신 제거 비용을 크레딧으로 받기로 했다. 주택 구입을 마치고 나무 제거 업체에 견적을 요청한 결과 제거 비용이 셀러가 제공한 금액의 2배 정도라는 것도 나중에 알게됐다.

■ 홈통은 왜 자주 막히는지
아파트에 살 때는 건물 관리에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특히 지붕 주변을 따라 설치된 홈통은 수년간 살면서 제대로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그런데 홈 인스펙터의 조언대로 홈통을 살펴보니 나뭇잎으로 꽉 막혀 있었다. 홈통이 배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자칫 건물에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전 주인이 홈통을 자주 관리하지 않았다는 것도 알게 됐고 생각보다 나뭇잎이 자주 쌓이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됐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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