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 인지기능 장애 (mild cognitive impairment)
2016-03-09 (수) 08:43:04
임정국 신경내과 전문의 의학박사
오래전 필자가 봉직의로 워싱턴 한 병원의 신경내과 과장으로 근무할 때 진료한 환자의 경우이다. 65세 남성 환자로 건망증을 호소하며 필자를 찾아왔다. 환자는 16년 간의 대학교육을 포함한 정규 교육을 마친 고등교육의 소유자로, 내원 약 2 년 전부터 기억력에 약간의 문제를 느끼기 시작하였다고 하였다. 그러나 환자는 내원 수개월 전부터는 기억력 문제가 약간 심해져서 직장에서의 작업 능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자각하기 시작하였다고 하였다. 하지만 직장 동료들은 전혀 환자의 문제를 눈치채지 못하였으며 또한 가정에서도 환자의 배우자를 포함한 다른 가족 구성원들도 환자의 인지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지 못하였다. 환자의 신경학적 검사는 정상이었으며 간이정신상태검사는 30점 만점에 29점을 기록하였다. 환자는 다만 간이정신상태검사 가운데 지남력에 관련한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 못하였을 뿐 이었는데, 환자는 필자의 진료실의 위치, 즉 필자의 진료실이 건물의 몇층에 위치하는지를 기억하지 못하였을 뿐이었다. 또한 시계 그리기 검사와 동물 이름 말하기와 같은 언어 유창능력 검사 등에서도 정상 범위의 점수를 받았으며, 함께 시행된 혈액 검사 및 뇌자기공명사진에서도 어떠한 이상도 보이지 않았다. 모든 임상 검사를 종합하여 볼때 환자의 인지기능 상태는 정상으로 보였으며 이를 정상 노화 과정의 일부로 간주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환자 본인은 작업능력에 영향을 받을 정도로 본인의 기억력이 점차로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매우 염려하였으므로, 필자는 환자가 호소하는 기억력 장애를 더 자세히 평가하기 위해서 종합 신경심리검사를 의뢰하게 된다.
검사 결과는 매우 흥미로웠다. 환자의 기억 능력에 대한 결과는 환자와 같은 연령 및 교육 수준에 있는 사람들의 평균치에서 1.5 표준 편차만큼 낮아 있었고, 또한 환자의 실행 능력은 기준 연령 및 교육 수준대에 비해 1.0 과 1.5 표준 편차 사이만큼 낮아있음을 볼 수 있었다. 환자의 다른 인지능력, 즉 언어 능력 및 시공간 능력 등은 모두 정상 범위에 있었다. 결과적으로 본 환자의 기억력의 문제는 배우자나 직장 동료들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의 매우 미미하게 보였고 또한 이어서 시행된 진료실에서 몇가지 선별인지 검사 및 다른 검사상에서도 정상으로 보였으나, 최종적으로 시행된 종합 신경심리 검사에서 이상으로, 최종적으로 환자는 알쯔하이머병을 비롯한 치매 증후군의 전 단계가 될 수 있는 ‘경도인지기능 장애’ 라는 상태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불행하게도 환자는 필자에게서 최초 진단을 받은지 약 2년 후, 계속되는 인지기능의 악화로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환자의 배우자는 최근들어서 남편이 운전 중에 길을 잃기 시작한다든지, 세금 고지서 등의 계산을 잘못 한다든지하는 일상생활의 기본적인 수행능력에 상당한 장애가 시작 되었음을 필자에게 알려 왔다. 연구에 의하면 본 환자와 같이 교육 수준이 매우 높은 사람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기억력 장애는 일반적으로 시행되는 기본적인 인지기능 검사들로는 쉽게 그 문제의 실체를 밝혀내기 어렵다고 한다. 곧 대다수의 경우 정상적인 노화과정의 일부로 간과되는 경우가 불행하게도 매우 많다고 하는데, 이는 곧 비가역적인 치매성 질환으로 발전될 확률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여 치매의 예후를 나쁘게 한다고 한다. 문의 (703)277-3360
<임정국 신경내과 전문의 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