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역사의 준엄한 평가를 두려워하자

2016-01-31 (일) 11:05:36 박슬희 /볼티모어,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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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역사 전문가는 아니지만 역사의 평가는 냉정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당대에서 자신의 역사를 아무리 미화해도 후대에 가면 아무 소용이 없다. 사가에 따라 역사 해석이 분분하지만, 역사에서 정의는 분명하다.
하지만 요즘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와 헌법을 훼손하며 장기집권을 꾀하다 국민에게 쫓겨나거나 부하에게 살해당한 독재자를 추앙하는 움직임이 공공연하게 활개를 치고 있으니 개탄스럽다. 조금이라도 역사를 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조선시대의 선조를 보자. 집권 중 왜의 침략을 받아 수도는 물론 백성마저 버리고 적을 피해 도주했다. 가까스로 이웃 강대국인 명나라의 도움을 받아 왜를 물리쳤지만 나라는 전화로 피폐해졌다. 이런 선조에게 아무도 왜의 침략으로부터 조선을 지킨 위대한 왕이라고 칭하지 않는다. 비슷한 예가 한국 현대사에도 나타난다. 하지만 그는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킨 국부로 칭해진다. 어느 역사에도 없는 해괴한 역사가 한국에서는 쓰여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일들을 행하는 자들이 후손들에게 역사를 가르칠 교과서를 직접 만들겠다고 나서고 있으니 더욱 한심하다.
그렇다면 우리 시대는 후세에 어떻게 기록될까. 그중의 하나는 눈앞의 이익 때문에 역사적 과제를 헐값에 팔아치운 것이 아닐까 한다. 36년간 일본에 지배당한 뒤 독립하고서도 친일 부역자를 단 한명도 처단하지 않고 오히려 부역도 경험이라고 정부와 군, 경의 요직에 중용한 것, 경제 개발 자금을 이유로 36년 지배에 대한 시인과 사과도 없는 일본에게 3억 달러를 받고 청구권문제, 어업문제, 문화재반환문제 등을 모두 양보하고 협정을 맺은 일, 또 최근에는 우방과의 동맹 강화를 명분으로 위안부 문제까지 10억엔으로 타결 지은 일 등은 민족의 치욕을 극복하고 명예를 회복해야할 후손들이 생존을 핑계로 조상들을 두 번 욕 보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최근 위안부 문제에 관해 한국 정부는 더 이상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기로 해 일본과 싸워야할 위안부 문제를 한국민들끼리 싸우게 만들어 버렸다. 당장의 이익에 연연하지 말고 후세에 당당할 수 있는 역사의식과 자세가 아쉽다.

<박슬희 /볼티모어,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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