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무

2016-01-09 (토) 12:00:00 김은영 기후변화 전문가 워싱턴 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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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하늘과 땅 사이에 일자로 서 있는 것은
하늘과 땅이 하나임을 알게 함이다.

허공이면 가지로 뻗고
땅이면 뿌리로 뻗어
하늘을 향해 날마다 몸통을 쌓아간다

벌들에게는 꿀을
새들에게는 열매를
가난한 나뭇군의 등이 되어 주고


팔 벌려 기도하고
자갈밭 더듬고, 다듬어 내린 뿌리로
이 땅에 하늘을 심어간다.

나무가
가지에 잎을 부지런히 매다는 것은
저와 내가 하나임을 말해 주려함이다

내숨을 제가 들이 쉬고
제숨을 내가 받아 쉬어
우리의 호흡이 그렇게 완성돠는, 한몸인 것을.

나무는 속삭인다
“우분투”
“내가 있음은 네가 있음 때문이야”

<김은영 기후변화 전문가 워싱턴 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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