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끝자락에서

2015-12-06 (일) 10:57:38 김민정 포토맥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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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의 끝자락인 12월이 되었다.
양의 해가 밝았다고 한 지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이렇게 끝자락에 오고 보니 그 동안의 일들과 회한이 어린다.
매일 같은 나날의 연속이지만 하루가 지나서 이틀이 되고, 자연의 순환은 어김없이 낮과 밤이 교차하면서 어느덧 끝자락에 와있다.
삶은 아름답지만 때로는 추악한 일과 욕심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생기는 일, 남을 짓밟고서라도 자기의 욕망을 채우기 위하여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왜 그렇게 해야만 하는가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던 2015년.
처음 시작은 희망이 보이는 듯 기쁨이 용솟음 쳤었고, 끝자락에 서보니 그동안 한일이 무엇이었나 돌아보게 된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분들에게 카드와 선물을 나누며 안부를 묻고 다음해도 잘 지내라는 인사를 받고 주고 하는 아름다운 시간이기도 하다.
상점에서는 캐롤송이 흘러나오고 , 거리의 반짝이는 따스한 불빛을 바라보노라면 마음은 들뜨고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마음에 사로잡힌다. 구세군 종소리와 함께 세밑 자선냄비를 채워가는 따스한 손길에서도 한 해가 저물어 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땡그렁~ 땡그렁'~ 추운 날에도 종치는 분들의 아름다운 모습에서도 따스함을 느낀다.
물질의 나눔뿐만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의 나눔도 남을 따뜻하게 하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 소외된 사람들, 가난하고 굶주린 사람들이 더 눈에 밟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잊고 살다가 끝자락에 와보니 지난 날을 돌아보게 되는 자신을 돌아보며 잘못한 일은 없는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이기심과 탐욕으로 찌든 마음은 없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끝자락을 놓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는 마음으로 산다면 희망이 다시 샘솟을 것이다. ‘미(美)는 우수(雩愁)와 함께 한다’는 존 키츠의 말처럼 한 해가 저무는 12월의 아름다움 속에서 아쉬움의 끈을 잡고 싶다.
말로써 남을 상처 주는 일, 남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심, 가식으로 대하는 일, 이런 일들은 없었으면 좋겠다. 사랑의 나눔이 있는 곳에 감동이 있다.
한 해가 가기 전에 고마웠던 사람, 기쁨을 주었던 사람, 희망을 주었던 사람, 아름다운 만남, 행복했던 일들을 끝자락에서 다시한번 돌아보게 된다.

<김민정 포토맥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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