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린 가을

2015-11-04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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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희 포토맥 문학회

더운 여름을 보내기 위해
다 씻겨 내려갈 듯 비가 내리고
다 날려 보낼 듯 험한 바람이 불더니
그렇게 힘겨웠던 여름이 갔습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다가온 가을에
당신은 떠나셨습니다
눈 감으면 보이고,
눈 뜨면 무지개 처럼 사라지는 당신의 모습

가을이란 소리만 들어도 아픈 저에게
당신은 시리도록 스며드는 아픈 추억하나
덩그러니 남겨놓고
잘 있으란 말 한마디 없이
그렇게 가을 바람 속으로 떠나셨습니다

가을바람에 힘없이 떨어져
소복히 쌓이는 낙엽들이
당신의 소중했던 추억인 것 같아
한 잎, 두 잎 책갈피 속에
당신의 이야기를 담아봅니다

“안녕" 이란 말 한마디조차 하기 힘드셨나요
이 가을에 떠나신 돌아올 수 없는 먼 여행에
난, 아무것도 해 드리지 못한 것 같아
가을 바람 속에 후회와 용서를
조심스럽게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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