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긴 줄
2015-10-13 (화) 12:00:00
술을 마시게 하는 사람
피를 흘리게 하는 사람
용서란 말을 어떻게 써야 하나
너를 용서할 수 없다고 써야 하나
나를 용서할 수 없다고 써야 하나
나무나 흙 속의 벌레처럼
제 빛깔을 숨길 때
세상의 꽃처럼
제 빛깔을 드러낼 때
두 종류에 대해 어떻게 말해야 하나
나쁘다고 말해야 하나
짠하다고 말해야 하나
생각이 제일 무섭다
생각에 놀란 병 생각하는 일이 피 흘리는 일
멈추는 길 몰라 태아처럼 몸을 웅크리고
손바닥으로 눈 코 입을 눌러 닫는다
엄마가 그리워 세상에서 가장 긴 줄 엄마를 찾는다
그러면 남겨진 짐승눈빛 같은 새끼들은 또 어떡하나
이승과 저승 내세까지 끊을 수 없는 긴 줄이 있다
엄마가 쥐어준 태 끝을 잡고 세상에서 우는 아이들
엄마는 하늘의 별빛처럼
숨겼다 드러냈다
깜박깜박 눈물 찍으며 와르르 쏟아져 내려
자식은 에미를 닮느니
지 살아갈 길 짠해서 나 아픈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지
닫았던 눈 코 입을 다시 열어 제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