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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생활은 ‘친구 같은 집’이 필요하다

2015-10-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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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집으로 이사 가는 것은 필수

▶ 도보 접근성이 좋은 지역이 인기

■ 100세 시대 ‘웰에이징’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인간의 기대수명 연장으로 ‘웰에이징’이 최대 관심사가 됐다. 이미 30대부터 은퇴를 계획하는가 하면 중장년층 사이에서는 ‘안티 에이징’을 위한 건강관리법이 붐이다. 건강도 좋고 은퇴자금 준비도 좋지만 노년을 삶을 책임져 줄 거주지가 빠져서는 안 된다. 40, 50대의 나이에 주택을 구입한다면 은퇴 후 생활에도 적합한 주택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년에도 친구처럼 함께 늙을 수 있는 주택을 찾는 것이 웰에이징의 지름길이다.


■ 보행 친화도가 높은 동네인가?


최근 주택 구입자들 사이에서 도보 접근성이 높은 지역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도보로 대중 교통수단이나 자녀들의 학교까지 접근이 수월한 지역이면 연령대 구분 없이 주택 구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생활에 편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차량 연료비도 크게 절약되는 점이 유리하다. 노년층이 거주할 주택도 도보 접근성이 높은 지역에 위치해야 편한 노후생활이 가능하다.

차량 운전이 부담스러워지는 나이가 되면 주로 도보나 전동 휠체어 등의 장비로 편의시설까지 이동해야 하는데 걷기가 불편한 동네는 적합하지 않다. 우선 도로 정비가 잘 되어 있어야 하고 야간 이동을 위해서 가로등 시설이 잘 갖춰진 동네가 좋다.

여러 소매점이나 식품점, 식당, 약국 등과 가까운 거리일수록 좋고 특히 정기적으로 방문해야 할 병원이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라면 건강한 노후생활에 도움이 된다


■ 사교활동 기회가 많은 지역인가?

노년층의 가장 큰 적은 외로움이다. 외롭다는 생각에 빠지지 않으려면 사회 활동 만한 것이 없다. 노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풍성한 지역이 노년의 삶에 적합한 주택 구입지라고 할 수 있다. 시정부가 관할하는 커뮤니티 센터 등을 통해 노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 어떤 것들이 있는 지 알아본다.

노인들을 위한 각종 교육 프로그램이나 건강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노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봉사활동 기회가 많은 지역들이 주요 구입 대상 지역이다. 노인들의 정신건강에 매우 중요한 종교활동의 기회가 제공되고 간단한 운동이나 산책에 좋은 공원, 박물관 등이 위치한 지역도 주택 구입지로 적합하다


■ 크기가 적합한가?


주택시장에서 베이비부머 세대와 자녀 세대인 에코부머 세대 간 바통 터치가 이뤄지고 있다. 이미 은퇴 연령층에 접어든 부모 세대가 자녀 출가 뒤 정든 집을 처분하면 자녀 세대가 이를 구입하는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한 가지 뚜렷한 추세는 집을 처분한 베이비부머 세대의 대부분은 규모가 작은 집으로 이사 간다는 것.

노후의 삶을 걱정 없이 즐기려면 주택관리에 시간을 너무 빼앗겨서는 안 된다. 주택 규모가 클수록 관리해야 할 것도 많아지기 때문에 노년층의 주택 구입 때 작은 규모로 이사 가는 것이 필수다. 정원관리나 집안 청소 등을 사람을 불러 하게 되면 그만큼 은퇴자금에 영향을 받게 되므로 손이 덜 가는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은퇴 후 생활에 유리하다


■ 사용하기 편한 집인가?

주택을 사용의 개념으로 본다면 노년층이 사용하기 편리한 주택은 따로 있다. 노인들의 출입이 수월하고 실내에서도 이동하는데 큰 불편함이 없는 주택이 노년층을 위한 주택이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해 주는 시설을 갖춘 주택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우선 2층으로 오르락내리락하는 번거로움이 없는 단층집이 노년층 구입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넘어짐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출입구나 각 방 출입문에 계단 또는 문지방이 없어야 한다. 휠체어 이동을 대비해 복도가 넓을수록 좋고 실내 밝기도 노인들의 생활을 위해서 밝아야 한다. 욕조보다는 간단한 샤워시설이 노인들에게 편한데 반드시 손잡이가 설치되어야 미끄럼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실내 수납공간도 노인들의 손이 닿을 수 있는 위치면 좋다.


■ 시설들이 손이 닿는 곳인가?

아무리 유용한 시설이라도 노인들의 손에 닿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실내공간에서 손이 닿아야 할 곳이 많은데 노인들이 큰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위치해야 한다.

가장 많이 손이 가는 시설 중 하나가 바로 각 방마다 있는 출입문 손잡이. 손잡이 모양이 둥근 것은 미끄러지기 쉽기 때문에 노인들의 편리함을 위해서는 L자 형태로 되어 있는 것이 더 좋다. 전등을 작동하는 스위치 중에서도 실내 움직임을 감지해 저절로 꺼지는 기능을 갖춘 것이 노인들에게 적합하다. 불을 끄기 위해 굳이 이동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만에 있을지 모를 사고도 예방된다.

주방가구나 기기들도 노년층의 생활에 매우 중요하다. 노년층이 사용할 주방가구는 높낮이 매우 중요하다. 너무 높아도 안 되고, 또 너무 낮아도 불편하다. 특히 찬장 역할을 하는 캐비닛이 너무 높으면 노인들이 디딤대를 사용해야 하는데 추락사고 위험성이 있다.

또 캐비닛에 부착된 서랍들이 너무 낮거나 깊으면 노인들이 항상 허리를 구부려야 하는 불편함도 따른다.


■ 안전장치가 설치되어 있나?

노년층을 위한 주택 구입 때에는 실내 안전사고는 물론 각종 범죄피해 예방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노인들이 거주하는 주택은 범죄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경보장치 설치가 필수다.

전문업체를 통한 알람 시스템을 설치하고 업체가 제공하는 경고 스티커를 외부에서 보일 수 있도록 입구나 창문 등에 부착하면 범죄예방 효과가 있다.

노년층이 집안에 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비상 단추 등이 효과적이다. 가까운 이웃이나 자녀 등에게 곧바로 알릴 수 있는 비상 단추를 설치해 위급 상황 때 사용하면 된다.

이밖에도 출입문마다 튼튼한 잠금장치를 설치하거나 이중 잠금장치를 설치하면 범죄자의 무단침입 방지에 도움이다. 창문의 경우 창문을 닫을 때 저절로 잠금장치가 작동하도록 하면 안전하다.

범죄뿐만 아니라 산불이나 지진 등 자연재해 발생 때에도 노년층은 쉽게 피해를 입기 쉽다. 노인이 거주하는 침실이 출입문 인근에 위치하고 있거나 또는 출입문까지의 접근이 방해물 없으면 대피가 용이하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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