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작은 행복을 찾아서

2015-09-30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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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은 목사 한사랑 장로교회, MD

“아빠 아빠 복음밥 드실래요?”
“뭐~어?”
“볶음밥 드실래요?”
“어어, 그런데 너 볶음밥 할 줄 알아?”
“네~에!” 딸이 몰라준다는 듯이 말했다.
“그럼 한번 해봐라”
오늘은 주말 오후, 아내가 큰 딸의 일로 오전부터 외출하였기 때문에, 밑으로 두 아이들을 내가 데리고 있으면서 그들의 점심과 저녁을 해결해 주어야 했다. 사실 나는 이번 기회에 아빠의 인기도 끌어 올릴 겸, 여섯째 아들과 막내딸을 데리고 나가서 가장 먹고 싶은 것을 사줄 계획이었다. 그런데 막내딸이 오히려 아빠의 시장기를 눈치채고, 먼저 복음밥을 만들어주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갓 여덟 살이 넘은 막내딸은 냉장고에서 양파와 오이와 감자와 당근을 꺼내 얇게 썰어 볶으며, 달걀도 후라이판에 부쳐 만들고, 묵은 김치도 꺼내 밥과 함께 볶아서 정말 멋지게 볶음밥을 요리한 후에, 식탁에 근사하게 올려놓았다. 여태까지 먹어본 중에 가장 감동이 넘치고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볶음밥을 먹게 된 것이다.
막내딸 언제 클꼬 걱정부터 앞섰더니
여덟 살 먹자마자 밥상까지 차려오네
행복은 가까운데서 먼저 찾고 볼지니
오늘 나는 막내딸이 해준 볶음 밥으로 인하여 너무 행복했다. 온 세상을 다 정복하고도 만족이 없을 것 같고, 태평양 물을 다 마셔도 양이 차오를 것 같지 않았었는데, 막내딸이 해준 볶음밥을 통해서 꽉 차오르는 행복감을 갖게 된 것이다.
그렇다. 행복은 먼 곳에서, 그리고 큰 것에서 찾는 것이 아니다. 아주 가까운 곳에 작은 행복들이 많이 널려져 있다. “앞으로는 그 작은 행복들을 놓치지 말고 차곡차곡 모아, 행복이 넘쳐나는 삶을 살아가보자!”고 스스로 다짐해 보았다. 오늘은 막내딸이 해준 볶음밥 한 그릇으로 인하여 참 행복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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