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0월의 문턱에 서서

2015-09-29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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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혜자 수필가 실버스프링, MD

늘 느끼듯, 세월이 유수와도 같다는 말을 되새기며 10월의 문턱에 들어서려니 어딘지 모르게 마음이 쓸쓸해짐을 느끼게 된다.
뜨겁던 여름의 열기는 어느덧 사라지고 어디서 불어오는지 선선한 가을바람이 옷깃을 스치며 지나갈 때 ‘아! 가을이구나! 이 한해도 머지않아 지나가겠지... 푸르고 싱그럽던 나무 잎새들이 노랗고 빨갛게 물이 들면서 맥없이 땅에 떨어지는 날이 멀지 않았구나’ 생각을 하니 왜그런지 마음이 쓸쓸해져 간다.
이 한해를 나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나 다시 돌아오지 않는 그 순간을 그대로 흘려보낸 것은 아닌지? 나는 열심히 노력을 했지만 시간의 흐름을 느끼며 마음 한구석이 텅빈듯 한 것도 사실이다.
내가 나의 가정 안에서 아내, 엄마로서 충실히 살았나? 또한 친구, 가까운 이웃들과도 마음을 터놓고 좋은 관계를 유지했나? 다른 사람의 부족한 점을 얘기하며 나의 시간을 흘려보냈나 모든 것을 뒤돌아 생각하면 후회되는 일이 많다.
사람들은 남의 말 하기를 좋아한다. 쓸데없는 말을 퍼뜨리며 자기의 자랑인듯 떠들어 댄다.
남의 말을 하지 않는다면 거의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좋던 나쁘던 남의 말을 하게 되는 것이 세상 돌아가는 일이다.
가을이 오면 아름다운 색깔을 내며 단풍이 들고 오색찬란한 숲속의 향연이 시작된다. 이런 색깔의 변화를 보며 우리 인생을 공부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도 평생 이런 단풍처럼, 아름다운 색깔을 내며 자기의 생을 아름답게 장식하며 마감하는 것처럼 나도 그런 생을 만들고 싶다.
친구란 만들기는 힘들지만 잃어버리는 것은 한 순간이다. 서로 도우며 좋은 관계를 맺었다가도 어느 한편이 이유 없이 욕심을 낸다면 그 우정은 깨지는 것이다.
좋은 관계란 어느 정도 희생이 따라야 되고 자기 이익만 추구하면 그 관계는 사기그릇처럼 깨져버리고 만다. 자기 잘못을 인정한다면 진심으로 사과를 할 줄 알아야 한다.
사과를 받는 것이 맛이 아니라 그런 과정을 거쳐야 서로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자기 잘못을 뉘우치지 못하고 고집한다면 깨진 사기그릇처럼 다시는 붙지 못하게 된다.
이런 점이 가정이나 친구들 간에 꼭 필요한 점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상대편이 잘못했다고 용서를 구한다면 마음을 넓게 열고 그 사과를 받아들이는 것이 좋지 않을까.
“Forgive me!” 이 간단한 말이 “Thank you!” 못지않게 우리 인생에서 더없이 귀중하고 멋진 말이 될 것이다.
기회가 왔을때 서로 마음을 열고 용서하는 것이다.
그러면 나의 마음속에 무겁게 짓눌렸던 감정도 눈처럼 녹아내리니 더없이 귀한 일일 것이다. 변하는 자연의 색깔을 보며 인생에 대한 의미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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