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2015-09-15 (화) 12:00:00
기차표 1장이면
고향 갈 수 있잖아요?
버스표 사들면
고향 갈 수 있잖아요?
이국 길 멀다 해도
비행기 타면 갈 수 있잖아요?
한가위 엔
총총한 별빛아래
상현달이 다 차기 전에
마음은 고향에 벌써 달려가지 않아요?
정이 있고
기다림이 있고
추억이 있고
그리움이 주렁주렁 홍시처럼 달려 있고
부모님의 사랑이 멍석위에 깔려 있는
정든 고향 찾아가는 계절이잖아요?
내게 고향을 묻지 말아요!
고향 잊은 지 시나브로 70년이요
붉은 손아귀에 할켜 황폐한 땅
녹 쓴 철마 평행선 철길위에 발이 묶인 채
향수의 꿈마저 휴전선에 걸리고
울창했던 삼림 다랑논으로 헐벗은 땅
동무 아닌 동무에 인정마저 뺏겨버린 삭막한 땅
버리고 싶어도 못 버리는 땅
그곳이 내 고향
함경북도 성진군 학성면
두메산골 대리석(大理石) 촌 어상동이래요!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 했는가
이제나 저제나 밤마다 별빛에
고향을 푸는 실향민
모두 떠나는 이 가을
한가위는 다가 오는데
모질게 고향을 푸는 주름진 마음
추수 끝난 빈 논밭에
외로운 저 허수아비
꼭
내 모습 같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