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골프장 단상

2015-08-08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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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혜란 실버스프링, MD

오랫만에 공짜 티켓이 생겨 타이거 우즈가 출전한다는 PGA 경기를 보러 버지니아에 있는 골프장에 갔다. 함께 간 친구들도 모두 오랫만의 나들이 인 듯 모두 들떠 소풍을 가는 기분이다.
너무 들떠 있었던 탓인가 한 부부가 티켓을 잊어버리고 집에 두고 왔다고 했다. 우리 모두 매표소에서 티켓을 15달러쯤에 판다고 하면 우리가 5달러씩이라도 보태자고 했다. 그런데 그곳에 가보니 티켓이 거의 다 팔렸고 남은 티켓은 한 장에 45불씩 판다고 했다. 티켓을 집에 두고 온 이 부부는 발을 동동 구르다 결국 한 시간이 걸리는 포토맥의 집을 다녀오겠다면서 두 장에 90달러내느니 그냥 왕복 두 시간 이라도 갔다 오는 것이 낫겠다고 했다. 우리는 타이거 우즈, 최경주, 대니 리, 위 킴 그리고 우승한 트로이 메릿 그리고 상위권의 릭기 훨러, 저스틴 로즈 등을 따라 다니며 그들이 치는 것을 유심히 살펴보기도 하고 또 모두 흩어져 어딘가로 사라지기도 했다.
한 친구는 선수들이 공을 칠 때는 사진을 찍을 수 없으니, 그들이 멀리서 공을 치고 걸어 갈 때 먼 거리지만 자기와 뒤에 보이는 선수를 함께 넣어 사진을 몇 장 찍었다고 해서 다들 한바탕 웃었다. 다른 친구는 유명 선수들 다섯 명의 사인을 받았다며 흥분 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맞아, 나 타이거 우즈 랑 사진 찍었어"라고 해서 또 한바탕 웃었다. 어떤 친구는 최경주 선수는 이제 그의 나이 탓인지 20 대 젊은 선수들이 뒤에서 계속 쫓아와 초조해서 인지 그의 다리에 힘이 없어보이고 기운마저 빠져 보인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더운 날씨 탓에 나무 그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한 친구는 그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어떻게 그렇게 조용하고 질서정연하며 버스를 타는데도 너무 조용하고 미국 사람들 정말 신사라며 많이 배웠다고 했다. 또 다른 친구는 “이 세상에 쉬운 일이 절대 없구나”하면서 텔레비전에서 볼 때는 별로 알아차리지 못했던 사실이었는데 선수들이 얼마나 노력하며 사는가도 알았다고 했다.
골프장에서 배운 귀한 경험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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