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웹사이트 회사인 툴리아에 따르면 LA지역 렌트 가격이 5월 기준 작년대비 5.7%가 올랐다고 한다.
지난 3-4년 동 안 약 15% 올랐으니 렌트비가 전체 가계 지출에 이미 50%를 넘긴 가구 수도 많아져서 서민들의 삶에 큰 짐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이 6%내외의 인상률은 샌프란시스코의 15.6%에 비하면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사실 수년 전부터 렌트용 부동산에 대한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서 많은 건설회사들이 판매용 주택보다는 임대용 주택을 앞다퉈 착공을 했다. 이때부터 공급이 많아져 가격 오름세를 더디게 할 줄 알았는데 아직도 공급이 부족해서 향후 2-3년간 임대료가 더 상승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런 수요 공급의 격차뿐만 아니라 대도시 중심으로 일자리 수가 다시 늘어나자 그동안 도시를 떠났던 노동력이 다시 대도시로 돌아오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임대주택의 수요가 늘어난 것 또한 임대료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청년 실업자들이 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일자리를 얻음과 동시에 다시 독립하게 되어 임대 주택이 이젠 금값이 되고 있다. 하지만 렌트 컨트롤이 있는 LA의 경우에는 7월1일부터 시작하는 올해 회계연도에도 연간 3%까지만 올릴 수 있도록 되어 있어 기존의 테넌트에게는 그 부담이 그리 심하지 않다. 다만 식구가 늘어나거나 아이들이 성장해서 더 넓은 아파트로 이사를 해야 할 경우에는 높은 렌트비로 인해 이사를 못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런 렌트 상승이 주택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크다. 우선 렌트를 놓을 수 있는 4유닛의 경우 이미 LA 한인타운에서는 100만달러가 호가하는 상황이 되었다.
4유닛에 1년 그로스 인컴이 약 5만달러 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도 앞으로 렌트비가 더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터무니없이 가격을 부르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유닛 거품설이 있었는데 이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렌트비가 큰 영향을 줬음은 물론이다. 이에 작은 단위, 즉 10-15 유닛의 아파트 가격도 작년대비 두 자리수로 올랐으며 그 매물도 줄어들어 많은 바이어들이 아파트 구매 경쟁에 들어갔다. 관리도 어렵고 유지보수에도 돈이 많이 들어가 한동안 인기가 시들었던 임대 아파트 시장이 지금은 한껏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전국 렌트 공실률은 올 3월기준 7.1%인데 이는 사상최저의 공실률이며, 엘에이경우는 3.2%, 오렌지 카운티경우 2.3%밖에 되지 않는다.
렌트를 얻기 위해 웨이팅 리스트에 올리는 경우가 빈번하며 오르는 가격을 쳐다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편 가파르게 오르는 렌트 시장에서 벗어나 주택 구매에 나서는 젊은 세대들을 요즘 부쩍 늘어남을 보게 된다. 주택을 구매하려는 예비 바이어의 약 4분의 3이 오른 렌트비 때문에 오히려 주택 구입에 나서게 됐다고 한다. 이들은 텍스 절감 혜택, 부동산 에퀴티 자산 증가, 안정적인 주거 환경 등 주택소유로 인한 혜택이 비싼 렌트보다 더 많음을 깨닫기 시작했고 주택 구매를 결정했다는 전언이다.
가파른 렌트 시장이 주택 경기에 활기를 주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너무 가파르게 오르는 렌트 시장이 오히려 부동산 시장을 왜곡시켜 또 다른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을까 적지 않게 걱정되는 것은 일반 주택 소비자뿐만 아니라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도 마찬가지 생각이다.
부디 렌트 시장의 안정으로 높은 주거 비용으로 인한 생활의 질이 떨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맞춰져 주택 시장이 안정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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