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목련 그늘

2015-07-30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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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앤 워싱턴 문인회

그의 빈소에 절하고 나온 저녁
뜰에는 목련이 지고 있었다

소화불량이야,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그는
위암 말기 진단을 받고 자꾸 헛웃음을 웃었다
곡기 끊기 며칠 전
먼 곳의 누이를 방문하고
나들이 온 듯 그녀 곁에서 하룻밤을 잤다

소리 없이 지는 목련 때문일까
그 고요 깊숙이 고인 환한 그늘을 본 걸까

마루를 내려서다 돌아보니
정갈했던 예순 두 해
빈 마루에 흰 꽃잎처럼 쌓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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