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후 개발의제에 따른 새로운 책임 다할 것”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제71대 의장으로 24일 선출된 오준(오른쪽) 유엔주재 한국대사가 이임하는 마틴 사이딕 의장(오스트리아 대사)와 함께 뉴욕 유엔본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가진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유엔>
내년 7월까지 1년간 4대 중점과제 발표
이사회 시스템 강화, 통일성 제고 선언
<유엔본부=신용일 기자> 주유엔 한국대표부 오준 대사가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제71대 의장에 선출됐다. 경제사회이사회는 24일 오전 10시 뉴욕 유엔본부에서 조직회의를 개최해 2016년 회기(2015년 7월∼2016년 7월) 의장으로 오 대사를 뽑았다.
경제사회이사회는 총회,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신탁통치이사회(1994년 폐지), 국제사법재판소(ICJ: 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 사무국과 함께 유엔의 6대 핵심기관 중 하나로 한국인이 의장직을 수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총 54개 이사국(임기 3년)으로 구성된 경제사회이사회는 유엔 개발의제의 이행 촉진과 경제사회 분야 유엔기구 간의 협력 조율, 그리고 민간을 포함한 시민사회의 참여 활성화 등 분야를 담당한다.
이임하는 마틴 사이딕(Martin Sajdik) 의장(오스트리아 대사)의 후임인 오 대사는 이날 신임의장으로 공식 취임한 뒤 새 회기 첫 회의를 열어 의장단을 구성하고 의제와 조직사안들을 논의했다.
의장단은 아시아(11개국)와 서유럽(13개국), 동유럽(6개국), 중남미(10개국), 아프리카(14개국) 등 5개 지역그룹을 대표해 1명의 의장과 4명의 부의장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오 대사는 마리아 크리스티나 페르세발(Maria Cristina Perceval) 아르헨티나 대사, 블라디미르 드롭냐크(Vladimir Drobnjak) 크로아티아 대사, 폴 세거(Paul Seger) 스위스 대사, 프레드릭 무시와 마카무레 샤바(Frederick Musiiwa Makamure Shava) 짐바브웨 대사를 부의장으로 선임해 의장단을 꾸렸다.
오 대사는 특히 9월 열리는 제70차 유엔총회에서 ‘2015년 이후 개발목표’가 채택될 예정이어서 경제사회이사회가 목표의 이행 및 평가체제 수립을 주도하는 중책을 맡은 시기에 의장직을 넘겨받아 활약이 주목된다.
이와 관련 오 대사는 의장 취임사에서 “회원국들은 경제사회이사회가 앞으로 개발의제의 이행과 평가에 있어 리더십을 발휘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의장으로서 오는 12개월 간 중점 추진할 4대 과제를 발표했다.
오 대사는 “경제사회이사회가 2015년 이후 개발의제에 따른 새로운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직면한 각종 문제와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적실성을 높여야한다”며 “의제나 토의 범위에 있어 유연성을 부여해 이사회 고유의 역할을 강화하고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 세상에 발맞춰 나갈 수 있도록 계속 적응하고 변화해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새로운 개발의제의 이행과 효율적 평가체제 설림 과정에서 경제사회이사회의 조정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경제사회이사회 및 고위급정치포럼(HLPF: High Level Political Forum)간의 새로운 연계를 활용해야한다”며 “경제사회이사회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강화하고 통일성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외에도 “경제사회이사회는 특히 개발협력포럼(DCF: Development Cooperation Forum)을 활용해 모든 이해관계자가 기여할 수 있는 포용적이고 참여적인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하는데 앞장설 것”이라며 “민간기업, 시민사회 및 기타 비정부 단체와 같은 새로운 개발 분야 파트너들이 변혁적이고 보편적인 개발의제 이행에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오 대사의 경제사회이사회 의장 활동이 “2007년∼2016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활동, 2013년∼2014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활동에 이어 유엔 내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 된다”는 입장이다.
한편 오 대사는 현재 ‘유엔 장애인권리협약(CRPD: Convention of the Rights of Persons with Disabilities) 당사국회의’ 의장(2015년∼2016년)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장애인권리협약은 장애가 있는 사람의 존엄성과 권리를 보장하려고 2006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되고 2008년 발효된 유엔 인권협약이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당사국 회의’는 지난 6월 사흘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오 대사를 의장으로 154개 협약 당사국 대표와 전 세계 장애 관련 비정부기구(NGO) 대표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5년 이후 개발목표에서 장애인 권리의 주요 의제화’를 주제로 회의를 가졌다. yishin@koreatimes.com
인류의 지속적인 경제.사회적 발전 지원
■ 유엔 경제사회이사회란?
A 도시에서는 사람들이 매일 아침 일어나면 어떻게 가족들이 먹을 음식을 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합니다. 일자리가 있는 사람은 그 일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걱정하고, 일자리가 없는 사람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가능성을 별로 없습니다. 자식들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 가족에게 큰 부담이 되더라도 아이들을 학교에 보냅니다.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생기면 주변에 아는 의사가 있는지 찾아 나섭니다. 병원에 그냥 가면 무한정 의사를 기다리거나, 의료보험제도가 아직 없는 상황에서 의료비를 부담할 형편이 못 되기 때문입니다.
한편, B 도시에서는 사람들이 매일 아침 일어나면 집을 살지 증권 시장에 투자할지 고민합니다. 부동산 가격과 증권 가격이 모두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기나 지방을 과다 섭취해 성인병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합니다. 교육에 있어서는 자녀들에게 국내이든 해외이든 최고의 교육 기회를 주려고 애를 씁니다. 누군가 아프면 의료보험의 보장 범위를 넘더라도 최고의 의사가 어디 있는지 찾습니다.
제가 이 두 개의 도시를 사실적으로 묘사할 수 있는 이유는 두 도시 모두에서 직접 살아봤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여태까지 제 인생은 이 두 개의 도시에서 각각 반반씩 보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옮겨간 것이 아니라, 제가 살던 도시가 A에서 B로 스스로 바뀌었습니다.
A 도시에서 B 도시로의 변화를 우리는 ‘개발’이라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세계에는 이러한 변화를 경험하지 못한 국가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경험한 변화는 다른 모든 국가도 경험할 수 있다고 봅니다.
B 도시의 사람들이 A 도시의 사람들 보다 반드시 행복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사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지 답을 얻을 수 없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가난을 통해 얻은 실존적 지혜는 배고픈 상태에서 행복하기는 더 어렵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자식이 병들어도 어찌해 볼 수 없는 그러한 상황에서 사회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개발을 추구하는 일유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경제사회이사회, 나아가서 유엔의 과제는 인류가 지속가능한 환경에서 경제·사회적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의장으로 지난 24일 선출된 주유엔 한국대표부 오준 대사의 취임사 중에서>
오준 유엔주재 한국대사가 24일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의장으로 취임 후 개최한 첫 회의에서 채택된 2016 회기연도 공식의제 및 회의일정 결의안.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제71대 의장으로 24일 선출된 오준(오른쪽) 유엔주재 한국대사가 이임하는 마틴 사이딕 의장(오스트리아 대사)와 함께 뉴욕 유엔본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가진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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