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한인영화제’ 설립 김대훈 감독 본보방문
▶ 새 영화 후원 당부
장르적 파괴를 통해 코미디와 호러, 진지함이 버무려진 새로운 영화가 나올 겁니다. 다소 혼란스러워하는 관객이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영화가 추구할 최고의 가치는 바로 ‘관객들의 즐거움’이라는 것이죠.
미동부 일원 한인 영화인들의 최대 축제 ‘뉴욕 한인 영화제(KAFFNY)’의 설립자인 김대훈(사진) 감독이 생애 첫 장편을 연출한다.
2009년 자신의 첫 단편 영화 ‘두 번 스트라이크(It strikes twice)’를 부산국제영화제와 미쟝센 단편영화제에 선보였던 김 감독은 지난 9년간 KAFFNY를 키워오는데 주력하다 드디어 자신의 본업으로 돌아와 올해 9월 메가폰을 잡을 예정이다. 대망의 첫 장편 연출작치고는 꽤 파격적이다. 제목부터 ‘심비 좀비(Simbi Zombie)’다.
김 감독은 "제목처럼 당연히 좀비가 등장하는 영화"라면서도 "하지만 흔한 좀비 영화는 아니다. 록 밴드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을 주요 모티브로 삼다 보니 음악영화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이 소개한 영화의 간략한 줄거리는 K-POP 스타를 동경하던 젊은 한인 여성이 브루클린의 한 록 밴드를 만나게 되고 그들에게 동화해 새로운 음악 인생을 시작한다. 여기까지는 음악을 동경하던 한 여성의 성장드라마를 그린 평범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어느 순간 이야기는 전복된다. 록 그룹의 재능을 알아본 한 여성 제작자가 접근한 뒤 그들에게 ‘록’이 아닌 다른 장르 음악을 권유한다. 알고 보니 그 제작자의 정체는 바로 ‘좀비 마스터’. 이때부터 영화는 정통 음악 드라마에서 호러, 코미디 등의 장르를 경계 없이 마구 오간다.
영화의 주요 설정을 진지하게 설명하던 김 감독은 "보는 사람에 따라 황당무계한 내용처럼 비춰질지도 모르지만 영화 곳곳에 사회적 의미들이 내재돼 있다"며 "내 영화를 본 관객들이 명확한 주제를 전달받기보다 숨은 함의들을 스스로 찾아내길 바라며 시나리오를 썼다"고 말했다.
사실 김 감독이 애초부터 ‘좀비 매니아’는 아니었다. 명문 조지타운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한 뒤 돌연 뉴욕대학교(NYU) 티시(Tisch) 예술대학원에서 영화를 전공한 김 감독이 원래 준비하던 영화는 미국 내 한인 이민가정에서 발생하는 ‘남북한 이데올로기의 충돌’을 심도 있게 그린 다분히 정치적인 이야기였다.
김 감독은 "어느 날 과연 ‘누구를 위해 영화를 만들고 있는가’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됐다"며 "결론은 영화는 관객의 것이고 만드는 사람이 즐거운 영화가 곧 관객들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다는 명제 하에 새로운 이야기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어쨌든 관객들이 좋아할만한 ‘진짜 재밌는’ 영화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영화를 위해 최소 25만달러의 제작비가 필요하다"는 김 감독은 "현재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를 통해 제작비를 모으고 있다. 후원금 최소 단위가 1달러부터 시작해 영화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며 한인사회의 많은 성원을 당부했다.
‘심비 좀비’ 제작비 후원 사이트는 www.kickstarter.com의 검색창에서 ‘SIMBI ZOMBIES’를 치면 찾아볼 수 있다. <천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