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포성이 잠든 산하에

2015-06-03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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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주 워싱턴 6·25참전유공자회 회장

포성이 잠든지 어언 60여년
155마일 녹 쓴 철조망은
6월의 아픔을 잊은 채
모진 세월 한결같이
녹 쓴 철마 한탄강에 멈춰서고
찢겨진 울대 70년 침묵하니
흰 구름만 무상이 스쳐간다

포화에 벌거벗었던 황토산야에
삼림이 우거져 뭇 새 우짖건만
비목에 묻힌 혼령은 말이 없구나
고악에 우는 장끼 울음소리
구천에 메아리 되어
비오는 날이면 비에 젖고
눈 오는 날이면 눈 속에 얼고
못 다한 통일의 소원
세월은 나이테를 쌓는데

포성이 멈춘 골짝에
‘나라 위해 죽었노라!’
철모 속에 외롭게 핀 이름 모를 야생화
아무도 찾아주는 이 없어도
지상에서 영원으로
고귀한 희생을 웃음으로 피우는 애국의 꽃


먼저 가신 임들이 있어
오늘 내가 있고
가정이 있고
부강한 우리조국 대한민국이 있습니다

6월이 오면
임들 생각에 가슴이 아픕니다
호국의 혼령들이여
임들의 우국충성 우리가 이어가고
남북통일 우리가 이루리다
아직도 서로 손가락질 하는 국회
세월호에 매달린 노란 리본의 음충
성원종 게이트에 걸린 부끄러운 위정자들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는 현자들
정신이 들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요
이젠 평안히 쉬세요
그래도 6월에는 모란이 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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