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마일 곡선 구간서 100마일 과속 탈선
▶ 한인 피해 없는 듯
크레인들이 12일 밤 필라델피아에서 탈선한 워싱턴DC발 뉴욕행 앰트랙의 잔해를 수습하고 있다.
12일 밤 승객 243명을 태운 워싱턴 D.C.발 뉴욕행 열차가 필라델피아에서 탈선 후 전복되면서 최소 7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부상자 가운데 8명은 중상으로 알려져 사망자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3일 오후 7시 현재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해군사관학교 장교 후보생인 퀸즈 출신의 저스틴 젬서(20), AP소속 비디오 소프트웨어 기술자인 짐 게인스(48), 웰스 파고 임원인 아비드 길라니(55) 등 3명이다. 또한 레이첼 제이콥스 IT 회사 대표와 로버트 길더스리브 화학회사 임원 등 2명은 실종 상태다. 한인 피해자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뉴욕총영사관의 박기남 영사는 "현재 수사 중인 앰트랙 경찰에 문의한 결과 사망자 및 부상자 명단에서 한인으로 추정되는 성씨를 가진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열차는 앰트랙 188호 7량짜리 여객열차로, 당시 승객 238명과 승무원 5명이 타고 있었다. 이 열차는 오후 9시30분께 델라웨어강 인근 필라델피아 포트 리치먼드에서 급커브가 있는 프랭크포드 교차점을 지나다 갑자기 선로를 벗어났다. 선로를 벗어난 기관차는 다른 객차와 분리됐으며, 승객이 타고 있던 열차 6량은 모두 전복됐다.
당시 열차에 탑승 중이던 AP통신 간부 폴 정은 "누군가 급브레이크를 밟는 것처럼 열차 속도가 줄어들더니 갑자기 모든 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열차 안의 물건들이 머리 위로 날아다녔다"며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열차 7량이 모두 탈선해 완전히 뒤집히거나 옆으로 쓰러지면서 마치 ‘ㄱ’자 모양처럼 지그재그로 바닥에 흩어졌다. 커다란 금속 기둥이 쓰러진 열차를 관통한 장면도 카메라에 포착됐다. 열차 유리창을 직접 깨고 나오거나 구급대의 도움으로 탈출한 승객들은 상당수가 피를 흘리며 고통을 호소했으나, 대다수는 경상자라고 현지 병원들은 밝혔다.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연방수사국(FBI)은 테러로 의심할 만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소속 조사반원들은 사고현장에서 열차의 블랙박스를 찾아내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초기 조사결과 열차는 급커브 구간인 사고지점에서 시속 50마일인 규정 속도를 크게 위반해 100마일의 속도로 달렸던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사고 열차에 타고 있던 한인 바이올리니스트 제니퍼 김씨는 트위터에 사고 장면을 찍은 사진과 함께 "앰트랙에게: 내 열차를 탈선해줘서 고맙다. 내 바이올린을 돌려주길 바란다"는 농담조의 글을 올렸다가 많은 사람에게 비난을 받고 트위터 계정을 삭제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김소영 기자> A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