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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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대사관, 공관 리모델링 공사 멋대로

2015-05-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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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원, 법령 무시 수의계약

▶ 행정직원이 운영하는 업체에 공사 맡기기도

주미대사관이 공관 리모델링을 하면서 법령을 위반하는 등 일부 재외공관들이 예산 집행을 허술하게 처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일부 공관에서는 운영경비를 ‘쌈짓돈’처럼 사용하면서 혈세를 낭비하는 등 공무기강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 같은 사실은 감사원이 7일 공개한 ‘재외공관 및 외교부 본부 운영실태’ 감사 결과 보고서에 밝혀졌다. 이번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주미대사관은 2011년부터 최근까지 약 270만 달러(약 30억원)를 들여 43차례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면서 수의 계약을 체결했다. 법령에는 8,000만원 이하 공사에 대해서만 수의계약을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지만 주미대사관은 ‘보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해당 금액을 초과한 공사도 수의계약을 맺었다.

주미대사관은 특히 청사 내부 도색작업이나 냉난방 설비교체 등 보안과 거의 관계없으면서도 공사비가 8,000만원이 넘는 공사 9건에 대해 경찰입찰을 실시하지 않고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주미대사관 행정직원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공사를 맡기는가 하면 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감사결과, 일부 대사관에서는 귀국이 예정된 직원에 대해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자녀학비 보조수당을 지급하기도 했다. 실례로 주태국대사관은 귀임이 예정된 직원이 부당하게 신청한 자녀학비보조수당 5,979달러를 아무런 검토없이 지급했다.
또, 주필리핀대사관에서 자녀학비보조수당을 지급받은 16명이 자녀 졸업 및 귀임 등의 사유로 학교로부터 환불받은 육성회비 4만 7,242달러를 환수하지 않은 채 방치했다.

한인회 보조금 관리·감독도 허술한 것으로 지적됐다. 주상파울루총영사관은 ‘브라질 한인 이민 50주년 기념사업’ 행사 개최를 목적으로 해당 한인회에 20여만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해당 한인회는 보조금을 허위로 집행하거나 집 행잔액을 한인회관 개보수 등 목적 외로 사용했지만 주상파울루총영사관은 이를 방치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조진우 기자> A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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