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매매 의심. 젊고 화려할수록 2차심사
▶ 노골적 질문에 “한국 돌아가라” 엄포도
최근 JFK 공항을 통해 입국한 이모(23)씨는 입국심사 과정에서 2차 심사로 넘어가는 곤욕을 치렀다. 한국 지상사 업체에서 인턴 근무를 하기 위해 교류비자(J-1)를 받고 JFK에 도착한 김씨에 대해 입국심사관이 의심 어린 눈초리로 질문 세례를 계속한 것이다.
김씨는 “1년 머물 예정으로 비자를 받아왔는데 한국의 학교 관련 정보와 방문 목적, 주소지, 회사 관련 질문을 계속받았다”며 “한참을 시달린 뒤에야 공항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6년 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미국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방문한 박모(35)씨도 공항에서 진땀을 뺀 경우다. 박씨는 “직장을 그만뒀고 미국 여행을 원한다는 점, 친구 집에서 두 달 정도 쉴 거라는 계획을 사실대로 말했는데 나보고 장기체류 의도가 보인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미 무비자협정 체결 이후 미국 여행길에 오르는 한인 젊은 여성은 늘고 있지만 연방 이민세관국경국(CBP)의 무차별 입국심사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특히 CBP는 뉴욕과 LA, 샌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 등 대도시 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한인 젊은 여성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가격비교 사이트로 저가 항공권을 끊은 김모(32)씨는 2차 입국심사에 걸렸다. 입국심사관은 다짜고짜 김씨에게 한국으로 돌아가라고 엄포를 놓았다. 김씨는 “한국에서 직장을 그만두고 미국 여행길에 올랐는데 무조건 돌아가라고 해 겁이 났다.
내가 장기체류 할 거 같다고 해 무서웠다”고 전했다. 결국 김씨는 2시간 동안 여행 가방을 수색당하고 현금증명, 귀국 항공권을 모두 공개한 뒤 통과됐다.
2차 입국심사를 받은 여성들에 따르면 이처럼 CBP는 무비자로 입국한 한인 20~30대 초반 여성들이 대상으로 ‘유흥업 또는 성매매 종사 여부, 불법체류 가능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특히 한인 여성이 외모가 화려하거나 눈에 띄는 미모일 경우 2차 입국심사 확률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퇴직 직후 휴식 차 미국을 찾는 여성들도 대부분 2차 입국심사 과정을 밟는다. 하와이를 통해 LA를 거쳐 뉴욕까지 여행 온 최모(32)씨는 “복직할 회사가 있다고 말했는데도 너무 많은 질문을 해서 이상했다”고 전했다.
공항 한 관계자는 “입국심사대에서 손님을 인솔하다 보면 의심스러운 젊은 여성들이 눈에 띄는 것은 사실”며 “유흥업소에서 일하거나 성매매에 연루된 한인 여성 사례가 늘면서 외모가 눈에 띄는 젊은 여성일수록 2차 입국심사 가능성도 커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CBP는 ‘무비자든 비자를 소지한 사람이든 원칙적으로 방문 목적이 의심스럽거나 미국의 안전을 해칠 것으로 판단되는 입국자는 2차 심사 및 입국을 거부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천지훈 기자>A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