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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망보다 그리움 커졌죠”

2015-05-0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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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년전 입양 한인 고채웅씨 친부모 애타게 찾아

“원망보다 그리움 커졌죠”

티모시 크러그(고채웅) 씨의 입양 당시 어린 시절의 모습(오른쪽)과 현재.

"제 아이를 낳고 보니 친부모를 찾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습니다. 한국의 나의 가족을 찾을 수만 있다면 여생을 그들의 삶의 일부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40년 전 미국으로 입양돼 현재 뉴욕에 살고 있는 한인 티모시 크러그(44·한국명 고채웅)씨가 자신을 낳아준 부모를 애타게 찾고 있다.

전라남도 광주에서 1970년 1월26일 태어난 출생기록을 지닌 크러그씨는 1976년 미네소타에 있는 한 백인 미국인 가정으로 입양됐다. 일자리를 찾아 15년 전 뉴욕으로 거주지를 옮긴 크러그씨는 2년 전 필리핀계 여성과 결혼해 10개월 된 딸을 둔 가장이 됐다.


크러그씨는 "예전에도 나를 낳아준 부모를 찾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직접 내 자식을 낳고 보니 나의 진짜 아버지와 어머니는 어떤 분일지 궁금증이 더욱 커졌다"며 "내 아이에게 내 뿌리가 어디인지 확실히 설명해주기 위해서라도 친부모가 살아계실 때 꼭 한번 만나고 싶다"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크러그씨는 친부모를 찾으려고 자신의 입양 절차를 진행한 대한사회복지회에 2006년 연락을 취하기도 했지만 친부모의 생사여부나 거주지를 찾지 못했다는 답변만 들어야 했다.

대한사회복지회에 따르면 생부는 고성주씨로 미혼일 당시 크러그씨를 낳고 아이를 양육할 여력이 되지 않아 몇 개월도 되지 않은 아기를 광주에 있는 영아양육시설인 ‘광주 영신원’으로 보냈다고 한다. 2006년 당시 복지회에서 유일하게 연락이 닿은 가족은 친부의 사촌인 고재경씨로 고씨는 당시 입양된 아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지만 고성주씨와는 연락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크러그씨는 "실낱같은 희망으로 한국에 연락을 취했는데 부모의 생사 여부조차 확인할 수 없다는 소식에 크게 실망했다"며 "하지만 혹시라도 미국에 친부의 가족이 살고 있거나 생부를 알고 있는 분이 있을까하는 마음에 한인사회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 때는 이유도 모른 채 타국에 보내져 생김새가 다른 가족들 속에서 왜 자라야 하는지 부모에 대한 원망이 컸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은 미움보다는 보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며 "비록 서로 말은 안 통하겠지만 한번만이라도 나를 낳아준 부모의 품에 안겨보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간절한 소망을 나타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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