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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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매치 열린다”한인들 복싱 열기

2015-05-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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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퀴아오-메이웨더 경기 페이퍼뷰 요금 100달러

▶ 토요일 경기 어떻게 볼까? 음식점들 중계 고민

“아빠, 이번 토요일 TV에서 하는 권투시합 봐도 되나요?”

뉴저지에 거주하는 장모(54)씨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막내 아들로부터 뜬금없는 질문을 받았다. 자녀들의 TV 시청에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고 있는 장씨는 “뭘 그런 걸 묻느냐”고 되묻자, 아들로부터 깜짝 놀랄만한 답변을 들어야 했다. “시청료가 100달러 라서요.”

장씨의 아들이 시청하고자 하는 권투시합은 21세기 최고의 대결이라 평가되는 매니 파퀴아오(37·필리핀)와 플로이드 메이웨더(38·미국)의 권투시합. 타임워너와 디렉티비 등 위성과 케이블 사업자들은 이 경기를 ‘페이퍼뷰 방식(pay-per-view)’으로 중계하면서 일반 가정 가입자들에게 역대 최고 금액인 90~100달러를 부과하고 있다.


페이퍼뷰는 특정 컨텐츠를 시청할 경우 별도로 돈을 지불하고 시청하는 방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경기에 관심을 갖는 한인들은 벌써부터 가장 저렴한 방법으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방법 찾기에 분주하다.

같은 직장 동료끼리 한 집에 모일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일부 젊은이들은 주점에 모여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다. 하지만 오후 11시가 넘어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늦은 경기 시간 때문에 상황이 여의치 않은 일부 한인들은 인터넷 실시간 중계 등 ‘불법적인 경로’ 찾기에 기대를 걸고도 있다.

뉴저지 주민 진 이(28)씨는 “평소 권투를 좋아하진 않지만 이번 경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말에 대형 TV가 있는 친구 집에 5명의 친구가 모이기로 했다”면서 “맥주와 음식, 그리고 서로 분담해야 하는 시청료까지 합치면 한 사람당 100달러는 써야 한다”고 말했다.

무패의 복서인 메이웨더(47전 전승)와 8체급을 석권한 필피린의 영웅 파퀴아오의 대회는 대전료만 2억5,000만 달러에 이르는 빅 이벤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이날 경기는 암표가격이 25만 달러를 넘을 정도로 전 세계 복서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손님들에게 이번 경기를 중계할지 여부를 놓고 일반 음식점들도 고민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장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이번 경기를 합법적으로 틀기 위해 일반 음식점이 내야 하는 돈은 최소 3,500달러다.이 때문에 주점을 운영하는 일부 한인 업주들은 25달러를 손님들에게 추가로 부과할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80명이 들어올 수 있는 주점을 운영하는 한 한인 업주는 “손님에게 추가로 돈을 받지 않으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했다”면서 “대목이 될지, 반대로 쪽박을 찰지는 두고봐야 안다”고 말했다. <함지하 기자>A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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