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총리 첫 미 의회 합동연설서 “아시아에 고통줬다”
▶ 뉴욕 등 한인 300여명 의사당 앞에서 규탄 시위
29일 워싱턴DC 연방의사당 앞에서 한인단체들이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사과하지 않은 아베 총리를 규탄하고 있다.<사진제공=시민참여센터>
연방 의원들 “위안부 책임회피 부끄럽고 충격적”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도 끝내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사죄를 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이날 연방하원 본회의장에서 열린 일본 총리 최초의 연방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우리(일본)는 전쟁(2차 세계대전)에 대한 깊은 반성의 마음으로 전후를 시작했다. 우리의 행위가 아시아 국가의 국민에게 고통을 주었다"며 "우리는 그것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런 측면에서 역대 총리들에 의해 표현된 관점들을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2차 대전과 관련해 `아시아 국민에게 고통을 주었다’고 언급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기존 주장을 되풀이 했을 뿐 식민지 지배와 침략,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사죄한다는 뜻을 밝히지 않았다.
특히, 그는 한국이 사죄 등을 요구해온 위안부 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인간 안보’를 거론하는 대목에서 "무력 분쟁은 늘 여성들을 가장 고통스럽게 만든다. 우리 시대에, 결국 여성들이 인권 학대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실현해야 한다"고 밝히는데 그쳤다.
전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일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위안부 관련 질문에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 피해자들이 받은 고통을 생각하면 깊은 고통을 느낀다"며 "이 점에서 역대 총리들과 다르지 않게 고노 담화를 계승할 것이며 수정할 생각이 없다"고 답한 것보다도 더 후퇴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아베의 이 같은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연방의사당 앞에서는 시민참여 센터, 뉴욕한인회 역대회장단협의회, 퀸즈한인회, 뉴욕가정상담소, 재향군인회 미북동부지부 등 뉴욕 한인단체 관계자 100여명을 비롯한 300여명의 미주 한인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하지 않은 아베 총리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특히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마이크 혼다 연방하원의원의 초청으로 하원 본회의장에 입장해 아베 연설을 직접 지켜보기도 했다. 아베 총리 연설이 끝난 후 연방의원들은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은 것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마이크 혼다 하원의원은 “아베 총리가 오늘 연설에서 위안부 범죄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계속 책임을 회피하는 것에 부끄럽고 충격적”이라고 말했고 그레이스 맹 하원의원도 성명을 내고 “아베 총리가 일본군에 의해 끌려가 성폭행 피해를 당한 수천 명의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하지 않은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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