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적막한 기다림

2015-04-17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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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희 포토맥 문학회

하루 종일 울리지 않는 전화기
볼륨을 줄여놓았나 다시 한번 확인하고
집전화로 내 번호를 하나, 하나 눌러본다
따르릉
확인하지 말 것을 허무함이 밀려온다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와 문자를 보내오는
가족과 친구들, 오늘은 아무 소식이 없다
한번 해 볼까!
신호음이 가고
한 시간이 지나고 더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도…
괜한 섭섭함이 또 다시 밀려온다

어느 날은 귀찮을 정도로 전화가 걸려와
무슨 족쇄를 찬 것처럼 밉기도 했는데
어느새 그 속에 젖어버린 날 본다
딱히 기다리는 전화도 없는데
물끄러미 작은 핸드폰을 바라본다

아무도 찾지 않는 오늘 같은 날 이라면
살며시 떠나도 좋겠단 생각이 든다
오늘 따라
바람마저 조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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