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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세대 90% 에이전트 통해 집 장만

2015-03-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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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적 재정투자 수단으로 인식

▶ 평균 연령 29세 때 대출로 구입

[젊은 층 주택구입 유형]


드디어 젊은층 구매자들이 주택시장 전면에 나섰다. 지난해 연령대별 주택구입 비율 중 밀레니엄 세대의 구입비율이 가장 높았다. 바로 윗세대인 X-세대의 주택구입 비율은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젊은층의 주택구입이 중장년층 이상 연령대를 크게 앞질렀다. 인터넷 사용에 익숙해 인터넷으로 주택구입에 나설 것 같은 밀레니엄 세대도 부동산 에이전트의 도움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 비율이 높았다. 각종 모기지 대출기준 완화와 함께 올해도 높은 비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밀레니엄 세대 및 젊은 층의 주택구입 유형을 분석한다.


■ 2년간 젊은 층 주택구입 절반 이상


내 집 마련을 최상의 재정 투자수단으로 믿고 있는 젊은층이 여전히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 (NAR)가 최근 발표한 ‘주택시장 세대별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34세 미만의 밀레니엄 세대와 35~49세의 이른바 X-세대 가운데 약 80% 이상은 장기적으로 재정적인 안정을 이루기 위한 방법으로 주택 구입을 첫 번째 수단으로 꼽았다.

두 세대가 사회에 갓 진입했을 당시 주택시장이 붕괴되고 대공황에 버금가는 경기침체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주택구입에 대한 꿈은 전혀 사라지지 않았다.

지지부진한 소득 증가, 학자금 융자상환, 투자자와의 경쟁 등 여러 장벽에 막혀 주택구입에 실패했던 젊은층 바이어들이 드디어 2년 전부터 ‘반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주택시장 회복과 함께 밀레니엄 세대와 X-세대가 주택시장의 주요 구매 세력으로 화려하게 등장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밀레니엄 세대는 2년(2013, 2014년) 연속 전 연령대 바이어중 가장 높은 주택구입 비율을 기록했다.

2013년 전체 연령대 중 약 31%를 차지했던 밀레니엄 세대의 주택구입 비율은 지난해에도 약 32%로 가장 높았다. 이어 X-세대의 주택구입 비율은 지난해 약 27%로 밀레니엄 세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반면 중년층(50~59세)과 은퇴층인 베이비부머 세대(60~68세)의 주택구입 비율은 합쳐서 약 31%로 낮은 편이었다. 69~89세의 주택구입비율은 약 10%로 미미한 편이다.


■ 29세에 첫 집 장만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에 출생한 세대를 밀레니엄 세대로 부른다. 일부는 이미 대학을 졸업해 어엿한 사회인이 됐을 나이다. 밀레니엄 세대의 주택구입 연령도 차츰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내 집 장만에 성공한 밀레니엄 세대의 중간 연령은 29세로 나타났다. 30세가 되기 전에 주택구입에 나서는 밀레니엄 세대가 많아졌음을 나타냈다.

지난해 주택을 구입한 밀레니엄 세대의 중간소득은 연간 약 7만7,000달러로 전년보다 약 4,000달러 늘었다. 밀레니엄 세대가 주로 구입한 주택의 크기는 약 1,720스퀘어피트로 평균가격은 약 19만달러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중년층에 접어든 X세대 중에서는 41세에 주택을 구입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X-세대의 연간 소득은 약 10만달러로 밀레니엄 세대보다 높았고 주택구입에 투자한 금액도 약 25만달러로 높았다.


■ 주택구입 만한 재정투자 없다

주택구입이 안정적인 재정투자수단이라고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고 이같은 생각은 젊은층 바이어들 사이에서 특히 높았다. 지난해 전체 주택구입자 중 약 79%가 ‘주택구입=재정투자’라고 답변했고 밀레니엄 세대와 X-세대의 답변 비율은 각각 약 84%와 82%로 더욱 높았다. 반면 이미 주택매매 경험이 풍부한 베이비부머 세대와 노년층에서는 주택구입을 재정투자 수단으로 여기는 비율이 각각 약 77%와 약 72%로 낮았다.

연령대별 기혼여부도 판이하게 달라 흥미로웠다. 35~49세의 X-세대 바이어들의 경우 대부분이 기혼자였지만 50~59세 연령층에서는 독신 여성 바이어들이 가장 높았다. 특이하게도 연령대가 가장 낮은 밀레니엄 세대에서는 미혼커플 바이어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밀레니엄 세대가 각종 난관을 뚫고 주택구입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독립’이었다. 본인 명의의 주택을 소유하기 위해 지난해 주택을 구입했다는 답변이 약 39%로 밀레니엄 세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높은 연령대에서는 전근, 자녀출산, 은퇴 등이 주요 주택구입 이유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 온라인 익숙해도 오프라인으로 구입

밀레니엄 세대는 인터넷이 없으면 생활이 불편해지는 세대다. 그만큼 인터넷을 통해 모든 것으로 해결하는 세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택구입 때만큼은 인터넷이 아닌 오프라인을 통해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밀레니엄 세대의 약 88%는 각종 인터넷 기기를 통해 주택매물을 검색한다고 답변했지만 에이전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한 비율은 약 90%로 기타 연령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높은 연령대에 비해 주택구입 경험이 적고 부동산 중개 전문인의 ‘노하우’는 인터넷을 통해 얻을 수 없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대부분의 주택구입이 도심이 아닌 교외지역에 집중됐지만 밀레니엄 세대 중에는 도심 지역의 주택구입이 많았다. 지난해 주택을 구입한 밀레니엄 세대 5명 중 1명은 교외보다 도심에 집을 장만했는데 출퇴근을 고려한 주택구입으로 볼 수 있다.


■ 대부분 모기지 대출로 내 집 장만

모기지 대출 기준이 본격적으로 완화되기 전이었지만 지난해 대부분(약 88%)의 바이어들은 모기지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했다. 모기지 대출을 통한 주택구입 비율은 젊은층일수록 크게 높아졌다.

밀레니엄 세대 바이어 중 대부분에 해당하는 약 97%가 지난해 모기지 대출을 받았고 X-세대 바이어 중 약 96%도 모기지 대출을 통해 집을 장만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주택구입자들의 중간 다운페이먼트 비율은 약 7~20%정도였는데 세대별 다운페이먼트 마련 수단은 다양하게 나타났다. 젊은층일수록 저축을 통한 다운페이먼트 자금 마련이 많았고 연령대가 높을수록 기존 주택을 처분해 자금을 마련했다는 답변이 많았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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