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리의 공중도덕 점수는?

2015-03-26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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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명자 실버스프링, MD

일본인들의 자녀 교육중 가장 강조하는 것은 “남에게 폐를 끼치는 일이나 불편을 주어서는 결코 안된다”라고 어려서부터 가르치는 것이라고 들었다. 특히 공공장소에서 규정을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남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은 결코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누구에게나 기본이다.
그런데, 최근 수영장에서 목격한 민망한 일이 있었다. 대개 아침 늦은 시간이면 한가한 한인 할머니나 할아버지들이 수영장으로 삼삼오오 짝을 지어 들어온다. 운동 하는 것이야 건강을 위해서는 좋은 일이나, 연세가 드신 분들이라 청각이 시원치 않은 노인들의 목소리는 당연히 크다. 가까이서 얘기를 하면 누구나 다 들을 수 있으련만 목청껏 소리를 높여 하는 대화는 외국인들에게 방해가 될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
오래전 한국에서 복음가수가 와서 찬양을 했는데, 그 가수가 영어를 배우지 못해 이곳에 올 때 화장실에 5글자(WOMEN) 가 쓰여 있으면 여자용이고, 3글자(MEN)가 쓰여 있으면 남자용이라고 배워 화장실을 구분해서 사용했다고 들은 적이 있다.
이곳 수영장도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는지, 탈의장을 보수할 때는 탈의실 앞문과 수영장에서 탈의실 들어가는 문에 문짝만한 크기로 WOMEN, MEN이라고 크게 써 붙여 놓는다. 그런데도 해괴한 일들이 일어났다. 여자 탈의실에 세분의 한인 할아버지가 멀쩡히 옷을 입으시고 계속 들어오셨다. 의도적(?)이었는지, 아니면 잘못 들어오셨는지는 몰라도 정말 황당한 일이었다. 물론 그 시간에는 미스 코리아에 나갈만한 쭉쭉 빵빵 아가씨는 없고, 대개 몸집이 넉넉한(?) 할머니들이 대부분이지만. 들어오자마자 잘못 들어온 것을 알면 즉시 나가야 하는데 반쯤은 들어왔다 나갔다. 또 어떤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찾는다고 여자 탈의실에 멀쩡히 들어오지를 않나, 참 민망하기 짝이 없다.
얼마 전에는 ‘물속 운동교실’에 등록도 안하고 들어왔다가 쫓겨나간 할머니도 있었다. 부끄러운 일인데 오히려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욕을 하는 것을 들었다.
그런가 하면 사우나 실에서 수건을 깔지 않고 앉았다가 수영장에 온 분의 신고로 퇴장당한 할머니도 있었다. 사우나 실에 들어가니 일하는 직원이 문에 써 붙인 규정을 가리키며 수건을 깔고 앉아야 된다고 설명을 하는데도, 나는 수영복을 입고 앉았으니 괜찮다고 오히려 우긴다. 옆에 있던 내가 하도 답답해서 “그것은 이곳에 오시는 분들을 위해서, 각종 사람들이 들어와 앉으니 혹 병균이라도 옮길까봐서라고” 설명을 했더니, 나는 아무 병이 없으니 염려 말라는 식으로 어거지를 부린다.
그곳에 오는 분들의 호칭을 들어보면 대개 권사님, 집사님 하며 부른다. 다들 교회 나가시는 분들 일 텐데, 이 세상 규정도 못 지키면서 하나님 법은 어떻게 지키고 있는지 참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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