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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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가장 관심 높아

2015-03-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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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라는 느낌 심어야 매매 성사

▶ 작년 주택 구입 중 76% 전액 현찰

[중국인 바이어]

중국인들의 부동산 구입 열풍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지난해 다소 수그러든 것처럼 여겨졌지만 중국인들의 부동산 구입 규모는 여전했다. 올해도 지난해의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각 부동산 업체들은 중국인 특수를 잡기 위해 저마다 안간힘이다. 한인 부동산 업체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다. 이미 한인 커뮤니티 내에는 부동산 에이전트와 업체가 넘쳐나고 있다. 한인 고객을 상대로만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자제하고 중국 커뮤니티로 눈을 조금만 돌리면 얼마든지 신규 수요를 창출해 낼 수 있다. 중국인들의 부동산 구입 현황을 진단하고 중국인 바이어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을 알아본다.


■ 주택만 220억달러어치 구입


세계 각지에서 중국인들의 부동산 구입 열기가 뜨겁지만 규모면에서 미국만한 국가는 없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한해 중국인들이 미국에서 사들인 주택 규모는 약 220억달러로 단연 으뜸이다. 중국인들의 미국 주택 구입 목적은 다양하다. 한국인과 마찬가지로 자녀 교육을 위한 구입이 많고 이민을 염두에 두고 아예 집 한 채 장만해 두는 경우도 상당수다.

불안한 중국 내 정치, 경제 사정을 피해 자산을 해외로 분산 투자하려는 고액 자산가들의 주택 구입도 줄지 않고 있다. 최근 중국인들의 주택 구입이 급증하고 있지만 주로 몇몇 주에 집중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국 최대 규모 중국 커뮤니티를 자랑하는 가주에서만 지난해 미국 내 중국인들의 주택 구입 중 절반 가까이 이뤄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뉴욕과 워싱턴주 등 중국인들의 주택 구입은 일부 주에 국한되어서 나타나고 있다. 통 큰 씀씀이를 자랑이나 하듯 지난해 중국인들의 주택 구입 중 약 76%는 전액 현찰로 지불돼 부동산 업체마다 이들 중국인 바이어를 잡기 위해 혈안이다.


■ 샌프란시스코, 뉴욕, LA 순 관심

중국인들이 주택 구입지로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지역은 북가주 샌프란시스코다.

중국 본토 바이어와 미국 현지 부동산 에이전트 연계 업체 이스트웨스트 어드바이저리사의 조사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 주택 구입 관심을 보인 비율이 약 34%로 가장 높았다. 이어 뉴욕에 주택을 구입하고 싶다는 응답자는 약 22%, LA와 샌디에고는 각각 약 17%와 약 13% 정도로 조사됐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미 중국 이민 역사가 오래돼 중국 본토에도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주택 구입지로도 관심이 높은 편이다. 샌프란시스코와 함께 LA, 샌디에고 등 해변을 끼고 있는 도시에서 중국인들의 주택 구입 관심이 매우 높다.


가주 등 일부 도시에 국한되던 중국인들의 주택 구입은 최근 전국으로 확산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인들 사이에서 최근 떠오르고 있는 도시로는 워싱턴주 시애틀이 단연 으뜸이다. 이밖에도 휴스턴, 필라델피아. 클리블랜드, 시카고, 멤피스, 마이애미 등의 도시에서 중국인들의 주택 구입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시애틀과 마이애미 등에서 중국인들의 주택 구입이 갑자기 많아진 이유가 흥미롭다.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배우 탕 웨이 주연, 2013년 제작된 로맨틱 코미디 영화 ‘북경, 시애틀과 만나다’가 인기를 끌면서 중국인의 시애틀 사랑이 시작됐다. 마이애미의 경우 홍콩 소재 대규모 개발 업체가 마이애미 다운타운과 인근에 대형 개발계획을 진행하면 홍콩 등 주로 광동 지역 중국인들의 주택 구입이 이어지고 있다.


■ 투자·교육·이민 목적

중국인들의 미국 주택 구입 목적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투자, 교육, 이민에 목마른 중국인들이 지난해만 200억달러가 넘는 주택 구입 자금을 미국으로 실어 날랐다. 이민과 교육을 목적으로 한 중국인들의 주택 구입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투자 목적의 구입이 현저히 증가하는 추세다.

투자 목적의 주택 구입은 다시 2가지 형태로 분류된다. 구입 후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과 구입 후 임대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로 나뉜다. 이미 붕괴 직전에 다다른 중국 부동산 거품과 비교해 미국 부동산 가치는 앞으로 안정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판단의 투자자들은 부동산 장기 전망이 밝은 뉴욕, 샌프란시스코, LA 등에서 주택 구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세계 최고 수준 집값과 임대료로 명성이 높은 홍콩 지역 바이어들은 주로 임대 수익을 올릴 목적으로 미국 부동산 구입에 집중하고 있다. 부동산 가치 상승 전망보다는 임대 수익률이 높은 중서부 지역에서 홍콩 출신 바이어들의 주택 구입이 많은 편이다.


■ 교육

‘맹모삼천지교’ ‘호랑이 엄마’로 대표되는 중국인들의 교육열은 한국인 못지 않다. 지난해만 약 27만명의 자녀를 미국에 유학 보낼 정도로 중국인들의 교육열이 높다. 이 중 약 70%에 달하는 유학생들은 공부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미국에서 취업하거나 이민하는 등 장기 거주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 거주 계획이 뚜렷한 유학생들 중에서 자금 여유가 있는 가정은 아예 주택을 장만해 투자 목적도 달성하고 있다. 1년에 한 두차례 씩 유학중인 자녀 방문 때에도 호텔비 낭비 없이 머무르기에도 주택 구입이 이들에게는 제격이다.

자녀 유학을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중국인들 당연히 우수한 학군 내에서도 학교 인근에 주택을 장만하는데 졸업 후 자녀가 타지로 진학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구입 후 처분 기간이 일정한 패턴을 보이기 때문에 부동산 중개 업체들의 주요 관심고객 군이다.


■ 이민

한국에서 7~80년대 미국 이민 열풍이 불었듯이 중국 내에서는 현재 미국 이민 바람이 거세다. 환경 오염, 불안정한 경제사정을 피해 미국으로 ‘피신’하고 싶은 이민 수요가 엄청나다. 영주권 취득 목적의 이미 비자 EB-5관련 세미나에 수백명이 모여 북적거릴 정도로 중국 내 미국 이민 열풍이 강하다.

지난 5년간 EB-5를 통해 발급된 영주권의 약 85%가 중국인들에 돌아갈 정도로 두꺼운 이민 수요층을 자랑한다. 이민 목적의 중국인들은 미국내 주택 구입이 필수다. 장기 거주 계획이 대부분으로 우수한 학군과 쾌적한 환경을 지닌 지역에 이민 목적의 중국인 바이어들의 주택 구입 비중이 높다.


■ 단독 주택 ‘띵호와’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부동산 구입 형태는 단독 주택이 으뜸이다. 중국 주택 역시 한국과 사정이 비슷해 대부분 아파트 형태의 주택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잔디가 푸르게 깔린 마당을 갖춘 단독주택이 중국인들 우선 구입 대상이다.

중국 내에도 정원을 갖춘 주택이 있긴 하지만 초고가의 가격표가 붙어 고액 자산가가 아니면 엄두 대상이 아니다. 중국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마당까지 딸린 주택이면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문제가 전혀 없다.


■ ‘니 하오’, 중국어 구사 필수

중국인 바이어들 유치하기 위해서는 중국어 구사가 필수조건이다. 대부분 중국인 바이어들은 부동산 거래와 관련된 영어 의사소통이 쉽지 않기 때문에 중국어 대화가 가능한 에이전트가 있어야 한다.

한인 부동산 업체들도 중국 동포나 중국어 구사가 가능한 에이전트 등을 섭외하면 중국인 바이어 공략에 얼마든지 나서볼만 하다.


■ ‘펑여유’(친구) 관계부터 시작

중국인 바이어와의 성공적인 부동산 매매를 위해서는 신뢰 구축이 우선이다. 쉽게 신뢰를 쌓기는 힘들어도 한 번 신뢰가 쌓이면 믿고 가는 것이 중국인들의 특성. 따라서 부동산 매매를 위해 접근한다는 인상을 주기보다는 ‘친구’라는 느낌을 먼저 심는 것이 중요하다.


■ 여러 에이전트에게 연락하는 ‘문어발’식 고객

신뢰가 쌓였다고 판단했지만 다른 에이전트에게 연락하는 중국인 바이어들이 종종 있다. 이는 중국인들이 기존 에이전트를 ‘배신’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는 것보다 미국과 다른 중국내 부동산 매매 시스템 때문으로 보는 것이 좋다.

미국처럼 매물 정보를 에이전트 간 공유하지 않고 에이전트별 보유 매물이 다르기 때문에 먼저 본 매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당연히 다른 에이전트를 찾아야 하는 것으로 여긴다. 미국 내 매물 정보 공유 시스템을 처음부터 잘 설명해야 힘들게 연결된 중국인 바이어를 놓치지 않는다.


■구체 자료 제시로 의심 차단

의심 많은 중국인 바이어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자료 제시가 뒤따라야 한다. 중국인들 부동산 구입을 선호하는 지역은 대부분 매물보다 바이어가 많은 셀러스 마켓으로 ‘웃돈’을 얹어야 구입이 가능한 셀러스 마켓이 많다. 나온 가격보다 비싸게 오퍼를 써보자고 할 경우 불필요한 의심을 살 수 있기 때문에 기존 매매된 주택의 리스팅 가격과 거래 가격 등의 자료를 먼저 제공해 사전에 의심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 본토 중국인과 연락 때 시차 확인

중국에 있는 바이어들과 연결이 됐다면 시차를 염두에 두고 연락을 취해야 한다. 중국과 미국의 시차가 약 12~15시간 정도 되는 만큼 상호 연락에 하루나 이틀 정도 걸리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중국 바이어들은 명절이나 휴일을 활용, 미국에 방문해 그동안 관심을 보였던 부동산을 한꺼번에 보러 다니는 것이 일반적이다. 중국인 바이어들이 미국에 방문하기 전에 이메일 등으로 꾸준히 연락을 취해 친밀한 관계를 맺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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