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행당한 한인입양아 강제추방 적극 막자

2015-03-17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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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 전 미국에 입양된 한인 남성이 시민권 신청을 해주지 않은 두 양부모의 무책임으로 불법체류 추방위기에 처하자 아시아계 시민단체들이 강제추방 방지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아담 크랩서(한국명 신송혁)는 1979년 미시건주의 한 가정에 누나와 함께 입양된 뒤 5년간 성폭행을 포함한 갖은 폭행에 시달리다 결국 파양됐다고 한다. 1년 뒤 다시 오리건 주의 한 가정에 입양됐으나 이곳에서도 4년간 양부모로부터 성폭행과 아동학대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이후 크랩서는 노숙생활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재기에 성공했고 아이 셋을 둔 가장이 되었다. 그러나 과거 절도 등의 전과 때문에 우선적 추방 대상이 되어 오는 4월2일 법원의 최종 심사를 앞두고 있는 실정이다.


그의 사연이 알려지자 미주는 물론 한국에서까지 크랩서의 추방을 막자는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어 한인사회도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미국에 입양돼 미국인으로 살며 갖은 고초를 겪어온 그의 사연은 우리가 그냥 넘길 사안이 아니다. 동족의 일로서 한인사회의 깊은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크랩서씨는 미국에서 입양아에게 자동 시민권을 부여한 2000년 이전에 입양돼 현재 불법체류자 신분이며 한국말은 한마디도 못하는 상황이다.

아시아계 이민자 권익옹호단체들은 ‘아담 크랩서의 추방을 막아 달라’는 온라인 서명 캠페인(http://action.18mr.org/crapser)을 벌이고 있다.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도 백인 가정에 입양된 한국 어린이들을 자주 본다. 이 중에는 크랩서씨처럼 목이 졸리고, 화상을 입고, 코가 부러지는 등의 학대를 받는 아이도 있을 수 있다.

입양이란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게 새로운 가정을 찾아주고 양부모와 사회의 보호와 책임 아래 정상적으로 성장하게 도와주는 일이다. 그럼에도 미주 지역에서는 그동안 한인 입양인이 추방당할 위기에 처한 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현지 한인사회의 도움으로 이들이 추방 위기를 모면했었다.

이번 크랩서씨도 한인들의 도움으로 강제추방을 당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한인들 모두 그의 강제추방 방지 캠페인에 적극 동참해 그가 계속 안정되게 살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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