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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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 자유롭게 생각하도록 놔두라

2015-03-0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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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만한 태도·고집도 열린 생각으로 이해

▶ 획일적 수업·울타리에 가두기 시간 낭비

혼자 있는 시간 자유롭게 생각하도록 놔두라

창의력과 창조성이 중요시되는 시대에 자녀의 소질이 특출한 분야에 있다면 이에 맞춰 상상력을 유발시킬 수 있는 교육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도 창의적이고 아이디어가 독특한 도전적인 지원자를 원한다.

■ 꿈틀대는 창의성

지금은 창의력과 창조성이 중요시되는 때다. 그리고 미래에도 이런 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바로 창의력이다. 대학이나 기업에서는 창의적이고 아이디어가 좋고 독립적이며 도전적이고 독특한 지원자를 원한다. 하지만 한인 학생들에게 주로 표현되는 단어들을 보면 조용하다, 따뜻하다, 성실하다, 배려 있다 등이다. 한인 학생들은 성적과 스펙에 열중하여 혼자 있는 시간, 자유롭게 생각하는 시간이 없다. 성적과 스펙이 비슷비슷한 지원자들 사이에서 자신을 반드시 뽑아야 할 이유를 보여주려면 이제 창의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창의성을 위해 한인 학부모들은 과연 얼마만큼 그리고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이제는 전 세계 명문대학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대규모 온라인 수업의 등장으로 인하여 인터넷이 되는 곳이면 어디서든 자신이 원하는 지식이나 기술도 습득해 나갈 수 있게 된 세상이다. 학습자료와 강의를 인터넷으로 제공하여 PC 외에도 태블릿, 스마트폰 등 스마트 기기에서도 자기 주도적 학습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우리가 따라왔던 방식으로 학교에 가고 대학에 가서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혁명이 일어났다. 그렇다면 우리 기성세대가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해 봐야 할 때다.

지난 토요일 아침에 회사에 출근하니 한 학생의 엄마가 5분만 상담 받을 수 있느냐고 하신다. 첫 상담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어 좋다고 하고 들어오시게 했다.

이 학생의 어머니는 아들 하나를 키우고 계신다. 독특한 성향을 가진 아들 때문에 늘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이 많으시다. 지난주 카네기 홀에 클라리넷 연주를 다녀 왔노라는 보고(?)도 하신다. 이 학생의 어머니는 아들의 독특함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다른 학생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학원에 보내고, 교실에 가두고(?) 교육시켜야 하는지 감을 잡기 힘들어 의논을 하기를 원하셨다.

이 학생은 정말 독특하다. 몇 년 전 처음 이 학생을 만났을 때가 기억난다. 아주 산만한 행동으로 다루기 힘든 캐릭터를 가지고 있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몇 년을 지켜보면서 이 학생은 영재가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지식은 깊이 있게 그리고 빨리 배운다. 그리고 천재적인 감각으로 풀이한다. 하지만 교실 안에서 답답하게 선생님의 가르침을 참고 인내하는 것을 가장 힘들어한다. 흥미가 없는 것이다. 자신이 궁금한 것만 채우면 이내 다른 것에 관심을 쏟는다.

하루는 첼로 가방인 듯한 아주 큰 가방을 들고 오피스에 들어왔다. 알고 보니 그 안에는 드론 카메라가 들어 있었다. 우리 오피스가 18층에 위치하고 있어서 창밖을 통하여 우리 오피스 안을 찍어보겠다는 것이다. 이미 경찰서에 촬영허가를 받고 왔다. 치밀하다.

이 학생이 다니는 사립학교에서는 이미 학교 내 모든 행사를 도맡아 드론으로 촬영한다. 학교 웹사이트에 올라 있는 이 학생의 비디오를 보고 촬영 의뢰가 들어올 정도다. 한 동안은 자동차에 생각이 꽂혀 자동차 디자인만 보고 어느 해에 어느 회사 제품인지를 백과사전처럼 꿰고 있다.


만약 이 학생을 다른 학생들과 똑같은 교실에 두고 획일적인 수업으로 이 학생을 지도한다는 것은 낭비일 수도 있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만들고 이 학생의 뛰어난 창의력을 말살해 버리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이 학생은 이미 무엇이든 관심 있는 것을 시도해 볼 수 있도록 어쩌면 어머니에 의해 습관이 되어 있다. 그래서 학교에서의 획일적인 교육이 어쩌면 이 학생의 창의성을 죽이는 교육이 될 수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학창시절에 상당히 충격적으로 읽었던 책으로 ‘수레바퀴 밑에서’가 있다. 헤르만 헤세의 작품으로 강한 정서적 울림을 주는 책이다. 여기에 나오는 한스의 스토리가 자극적이다. 모범생으로 남에게 뒤처지면 수레바퀴 밑에 깔린다는 논리를 보여준다. 한스의 죽음이 많은 모범생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두 갈래의 생각을 갖게 한다. 모범생이 사회의 보배로 남을 것이냐? 아니면 파멸이냐? 우리는 자녀의 무한한 가능성을 위해 열린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들의 산만함도, 고집도 열린 생각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들을 기성세대의 틀 안에 가두지 말자.

TV에서 아주 흥미 있는 프로그램을 보았다. ‘영재 발굴단’ 대한민국 미래를 이끌어갈 영재 발굴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 정현승 어린이는 핵융합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되고 싶어 하는 초등학생이다. 퀴리 부인이 발견했던 원자들의 번호를 척척 기억한다. 제주도에 살면서 자연이 최고의 스승이 된 케이스다. 이 어린이는 자연과 함께 놀면서 공부한다. 한자 영재로 이미 한자 사범 자격증까지 따놓은 상태다. 제주의 청정자연이 현승이의 스승이자 벗이다. 이 어린이는 유기농 영재 정현승이라 일컫는다.


• 8세 여자아이인 은지는 바둑 소녀라고 부른다. 세계를 재패한 바둑 영재인 은지는 학교보다 기원을 더 좋아한다. 범상치 않은 능력의 바둑 실력으로 남이 둔 바둑판까지 통째로 외우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과연 이 어린이는 세계 여자바둑계를 좌지우지할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 대학교 2학년 정도의 수준의 수학 실력을 자랑하는 수학 영재인 오유찬 어린이는 연세대 수학과 학생들과의 수학문제 풀기를 해서 6문제를 맞춰 각각 2문제씩을 맞춘 대학생들의 입이 떡 벌어지게 했다. 자유로운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여 풀어내자 대학생들이 오히려 놀란 것이다. 이 학생은 늘 해답과 다른 방법으로 문제풀이를 시도하며 책읽기를 습관으로 가지고 있다.


• 과학 영재 권찬혁 어린이의 입에서 우리가 살면서 들어보지 못한 물고기 이름들이 마구 튀어나온다. 통솔치, 맥문동… 쉬리, 가시고기 등 보기만 하면 척척 알아맞힌다. 맥문동을 보고 어떻게 알았느냐는 질문에 이파리의 생김새를 보면 알 수 있구요, 꽃치레를 보면 검은색 열매를 보고 알았다고 대답한다.

아파트 근처에서 자라는 구름버섯을 채집하며 이것이 식용은 아니지만 PSK 성분이 있어 암을 치료 해준데요 하며 박식함을 자랑한다. 물고기만 아는 게 아니라 우주, 갯벌, 공룡, 곤충, 조류, 버섯, 물고기, 광물 20여가지에 해박한 지식을 자랑한다.

문어를 먹을 때도 그냥 먹지 않고 특징을 설명하며 먹는다. 이 어린이는 일어나면 책을 본다. 관심 있는 분야의 서적을 간절히 원하지만 엄마가 보일러를 먼저 고치느라 서적 구입을 미루자 기다릴 줄 안다. 그리고 오히려 부모님께 너무 감사하다고 말한다.

어떻게 이런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들의 입에서 어른스러운 행동이 나오는지 신기할 정도다. 프로그램 내내 모르는 게 없는 지식 블랙홀임을 증명한다.


• 아버지가 가수인 박소윤양은 한 곳에 집중하지 못하고 갑자기 노래를 부르거나 격렬한 춤을 추는 등 우발적인 행동과 독특한 표정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수학문제를 내밀자 소윤양은 언제 그랬냐는 듯 눈빛이 확 달라지며 상당한 집중력을 발휘하는 반전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반전영재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어린이도 문제가 주어지면 일반인과 다른 각도로 접근한다. 아마 우리 주변에 이렇듯 주위가 산만한 자녀들을 보면 가만히 있지 못하느냐고 혼나기 일쑤일 것이다. 그 안에 잠재되어 있을 영재성과 창의성을 끄집어내는 것이 쉽지 않다.


이 어린이들이 미래의 아인슈타인, 모차르트, 뉴턴, 에디슨, 스티브 잡스, 피카소, 빌게이츠, 마크 저커버그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천재들은 각자 자기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인물들이다. 그리고 그들만의 창의성을 실컷 발휘했던 사람들이다.

창의성은 지식보다 오히려 상상력이 중요하다. 글을 쓰는 작가들이나 음악의 악상을 떠올려야하는 음악가들, 그리고 사업의 구상을 해야 하는 사업가들도 창의적인 생각을 책상 위에서 하는 게 아니고 산책을 한다거나 여행을 하면서 자기만이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에서 떠오른다고 고백한다.

그러니까 창의성은 고독으로부터 나온다. 피카소의 고백을 보면 고독 없이는 훌륭한 작품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모차르트 역시 악상이 활발하게 떠오르는 시간은 바로 혼자 있을 때라고 했다.

과연 우리 자녀들이 이렇듯 창의적인 아이로 키워질 수 있도록 자극이 없는 자극의 시간이 허락되고 있는가? 자녀가 학교 공부를 따라가야 하니 학교에 갔다 오면 숙제를 해야 하고 스펙을 쌓아야 하니 정해진 스케줄대로 숨 막히는 스케줄의 연속이지 않은가?

자녀들의 독특한 창의성을 끄집어내고 그것들이 발휘될 수 있도록 주위의 무리로부터 떨어져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자. 우리는 지금 자녀들의 영재성과 창의성을 개발하여 창의적 미래 인재 양성을 해야 할 때다.

<지나 김 / 시니어 디렉터-어드미션 매스터즈>

855-466-2783
www.TheAdmissionMast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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