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2015-02-21 (토) 12:00:00
그래도
그때에는 낭만이 있었지
눈사람 눈싸움 썰매
애들 떠드는 소리
강아지 뛰노는 모습
그런데
인생의 겨울과
계절의 겨울이 겹치는 지금
겨울이 이다지도 춥고 공허하리라곤
미처 생각지 못했지
젊음이 빠져나간 겨울의
이 빈 자리를 무엇으로 채울까
이따금 아이들이 쓰던 방들과
어머님이 쓰시던 빈 방 안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그 방들보다 열배 백배 큰
마음의 공간 속에 홀로 서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갑자기 그 큰 공간 속이
지난 날의 욕망 희망 꿈
고뇌 죄책감 후회들로
어지러이 채워진다
그런데도 나는
얼마쯤인지는 몰라도
확실히 과거보다는
짧은 미래를 바라보며
또다시 주책 없이
앞날을 꿈꾸어본다
어디에 기쁨이 있을까
뜻 있는 삶이란 어떤 것인가
사람다움이란 어떤 것인가
그러면서 염치 없이
현생의 저편 언덕에서
그분을 만날 날을 바라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