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추억
2015-02-20 (금) 12:00:00
2월이 됐다고 달력을 바꾼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중순을 넘어서니 너무 빨리 흘러가는 시간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진다. 보스턴 뉴욕 등 북쪽에는 눈이 무척 많이 내려 어려움을 당하고 워싱턴 지역에도 눈이 많이 내리고 매서운 북극 한파가 몰아닥쳤다. 1년 중 가장 추운 2월이 지나고, 3월이 되면 서서히 봄이 찾아오리라.
지금, 나이가 들어 옛 일을 더듬다보면 내 손에 가진 것이 없을 때의 추억이 더욱 귀하게 내 마음속에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수 십 년 전 결혼을 앞둔 2월의 겨울 어느 날, 서울에서 데이트를 하던 한 공군 장교 청년과 한 여대생 주머니에 70원 밖에 없었다. 두 사람이 모두 영화를 좋아해서 극장에 들어가려니 가장 싼 2류 극장이 40원이었다. 명동에서 부터 광화문까지 걸어 더 싼 극장을 찾아보기로 했다. 2류 극장은 다 가봤지만 돈이 모자라 극장엔 들어갈 수 없었지만 그 먼 거리를 사랑하는 사람과 걸어 다니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재미있었다. 그러다 광화문에 이르러 극장 두 군데가 있어 들어가 봤더니 한 극장은 비싸고 또 하나는 구석진 곳에 있었다. 매표구의 입장료를 보니 ‘35원’, 우리 두 사람은 눈을 크게 뜨고 서로 쳐다보면서 환하게 웃었다. 미국 서부영화였는데 그토록 애쓰면서 찾은 극장이라 영화가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영화를 보느라 70원을 다 썼기 때문에 저녁은 서로 집에 가서 먹기로 하고 헤어졌다. 지금 생각해도 참 즐거운 데이트였고 지금도 내 추억의 책갈피에 소중하게 꽂혀 있는 아름다운 장면이다.
사랑이란 자신이 가진 것을 아낌없이 주는 것이며, 상대방을 위한 희생정신이 없으면 진정한 사랑이라 할 수 없다. 나 자신보다 상대방을 위해주고 배려하며 헤아려주는 것이 참사랑이다. 나 자신이 상대방에게서 받기만을 원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고, 준 만큼 받기를 원하는 타산적이고 이기적인 사랑도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서로 마음속 깊이 위해 주고, 참고 기다리는 아름다운 사랑을 키워가면서 매일의 일상 속에서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하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