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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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간직한 작품, 이젠 나눠야지”

2015-01-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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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수 화백 작품 판매... “남은 여생 한국서 보낼것”

한때 촉망받는 화가였지만 지금은 브롱스의 아파트에서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는 김효수(68·사진) 화백이 애지중지해온 작품 수십여 점을 세상에 내놓는다. ‘작품 판매’ 수익금으로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한국에서 마치고 싶은 소원을 이루겠다는 결심에서다.

세상에 공개되는 김 화백의 작품은 1980년대와 1990년대 작업했다는 아크릴 유화 등 일반 미술품 약 50점. 대부분 맨하탄 소호의 한 갤러리 전속 작가로 활동할 당시 그렸던 작품들이다.

김 화백은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를 안 해서 그렇지 다들 좋아할 만한 작품”이라며 “그동안 내 그림을 너무 혼자만 간직해왔지만 이젠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 척추 손상으로 장애를 갖게 된 김 화백은 수년 전부턴 흉부압박으로 심폐기능이 약해진 상황이다.


특히 그간 함께 거주하던 모친이 1999년 세상을 떠난 이후 혼자가 된 김 화백은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으로 브롱스의 초라한 아파트에서 생활해 오고 있다. 작품 활동은 10여 년 전부터 하지 않고 있다.

2년 전 자신의 아파트를 오픈 스튜디오 형식으로 꾸며 많은 사람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작품을 세상에 공개<본보 2013년 10월29일자 A9면>한데 이어 이번에는 판매까지 결심한 것이다.

이는 최근 그가 주치의로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말을 들은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아무도 없는 아파트에 살면서 응급실에 실려 가는 횟수도 지난 몇 년간 크게 늘었다. 때문에 김 화백은 “더 늦어지기 전에 고국에 돌아가려던 꿈을 꼭 이루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김 화백은 “외로움을 견디기 힘들다”며 “죽을 때 내 손이라도 잡아줄 수 있는 곳은 결국 한국이 아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문의: 718-547-1341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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