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 메카서‘먹’정신 알린다
2015-01-22 (목)
“‘먹’이란 인류가 태동시킨 문명의 뿌리입니다. 먹의 정신을 튼튼히 해주는 예술이 바로 수묵화입니다.”
동화문화재단과 코리아소사이어티 초청으로 오늘(22일)부터 3월24일까지 뉴욕에서 전시회를 개최하는 한국 수묵화의 거장 소산 박대성(70·사진) 화백. 대뉴욕지구 영남향우회가 20일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한 박 화백은 생애 첫 뉴욕 전시회를 앞두고 상기된 표정으로 ‘먹’ 예찬론을 펼쳤다.
"20년 전인 1995년 뉴욕을 방문해 1년간 소호에 머물렀었다"는 박 화백은 "당시 한국 미술계는 화려한 채색의 현대미술에 매료돼 있었지만 아무도 그 본질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다"며 "직접 뉴욕으로 건너와 맨하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수많은 그림들을 살펴봤지만 결국 내린 결론은 바로 내가 하고 있는 것이 ‘현대미술’이며 이를 위한 최고의 도구가 ‘필묵’이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박 화백은 "약 3,000년 전에 완성된 ‘지필묵’은 인류에게 문자와 예술로 향하는 길을 열어주며 문명세계의 기틀을 마련해 줬다"며 "몰아치는 현대 물질문명 속에서도 우리가 ‘먹의 정신’을 잃지 않고 반드시 지켜나가야 될 이유"라고 강조했다.
박 화백은 6.25 전쟁이라는 비극을 만나 4세 되던 해 부모와 왼쪽 손마저 잃은 절망적인 상황을 겪었음에도 제도권 정규 미술교육 없이 독학으로 수묵화를 공부해 1970년대 국전에서 8회나 수상하고 1979년 중앙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등 동양화단에 이변을 일으키며 한국의 대표적 수묵화가로 우뚝 섰다.
박 화백은 "수묵화의 기본은 주로 서예에서 찾는다. 예서와 초서 등의 글씨 연구를 통해 이미지를 구성해내는 능력과 속도감, 붓을 놀리는 감각을 익혔다"며 "동양미학에 기인해서도 얼마든지 현대적이고 세련된 조형감과 공간 구성능력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화백은 "자연이라는 선물에 ‘불’과 ‘재’를 더해 얻어진 것이 바로 ‘먹’"이라며 "서양 현대미술의 메카라고 알려진 뉴욕에서 위대한 ‘먹의 정신’을 담고 있는 한국 수묵화를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소산 박대성 화백의 수묵화 전시회는 맨하탄 코리아소사이어티(950 3rd Ave.)에서 열린다. ▲문의: 201-871-3033 <천지훈 기자> A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