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올 한해 부동산 이모저모
▶ 첫 주택구입 1987년 이후 가장 낮아 3% 다운페이먼트 프로그램 선보여 주택가격 올라 홈에퀴티 융자 급증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올해 주택시장은 큰 변동 없이 비교적 조용한 한해를 보냈다. 지난해 주택 매물난으로 연초부터 주택구입 과열경쟁 양상이 있었지만 올 들어 지난해의 열풍이 사라졌다. 지난해 갑작스런 회복세가 올해부터는 한층‘성숙한’ 모습의 회복세로 업그레이됐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주택시장의 전철을 밟듯이 올해 수요가 몰려 매물이 부족한 지역이 늘어나는 등 강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올 한해 부동산 시장의 이모저모를 되돌아본다.
■첫 주택구입자 사상 최저올해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가 3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국부동산 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올해 첫 주택구입 비율은 전체 주택거래 중 약 30%로 1987년 이후 가장 낮다.
1월에는 첫 주택구입자들의 주택구입 비율은 약 26%까지 떨어져 첫 주택구입자들이 이대로 주택시장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NAR이 1981년부터 집계해 온 첫 주택구입자 비율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약 40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외국인 및 투자자들의 주택매입이 많았던 지난해 첫 주택구입 비율은 이미 약 33%로 떨어졌고 올 들어 더 하락한 것이다. 첫 주택구입자가 줄면 저가대 주택매매가 감소하고 상위 가격대 주택매매도 영향을 미치게 돼 정상적인 주택시장이 회복이 힘들어진다.
2013년보다 주택구입 여건이 다소 개선됐지만 첫 주택구입 연령층 대다수가 높은 임대료, 저임금, 학자금 융자상환 부담에 다운페이먼트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첫 주택구입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 ‘복지부동’ 모기지 이자율모기지 이자율은 연초 예측과 달리 1년 내내 ‘복지부동’의 모습을 연출했다. 5%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당초 예측에 역행, 연말로 가면서 이자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추수감사절을 전후로 4%대를 유지해 오던 모기지 이자율(30년 고정)은 급기야 3%대로 떨어지며 재융자 ‘미니 붐’을 일으기키도 했다. 예측대로 올라야 했던 모기지 이자율은 다소 불안한 모습의 경제 회복세로 인해 오르지 못했다.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얻기까지 시간이 걸린 연방 정부가 기준 금리인상 시기를 늦추면서 모기지 이자율도 본격적인 상승이 없었다.
유럽 및 일본 경제가 부진하다는 소식에 투자자금이 다시 미국 채권시장으로 몰려든 것도 모기지 시중 이자율을 단단히 붙잡는 역할을 했다. 연방 정부가 모기지 이자율 변동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기준 금리인상을 이미 공식화했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모기지 이자율 본격적인 상승이 전망된다.
내년 말까지 약 5%대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인데 NAR은 연초부터 다소 가파른 상승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집값 상승 탄력 떨어져지난해 전국적으로 치솟은 주택가격이 올해 상승 탄력을 크게 잃었다. 지난해 집값 급등 효과로 셀러들의 호가인 ‘리스팅 가격’만 오름세이지 실제 계약체결 가격은 상승폭이 상당히 둔화됐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주택가격이 두 자릿수 비율 올랐던 것과 달리 올해는 상승폭이 한 자릿수 비율로 떨어진 지역이 대부분이고 내년에는 상승폭이 더욱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6월 중 S&P 케이스 실러 20대 도시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이미 약 8.1% 상승하는데 그쳤다. 주택시장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5월 말 상승폭인 약 9.4%에 비해 상승세가 이미 상당히 꺾였다.
두 달 뒤인 8월 주택가격지수는 더 떨어져 전년 대비 약 5.5% 상승에 그치면서 본격적인 가격 조정기에 돌입했다. 주택가격은 내년에도 큰 폭의 상승세 없이 올해대비 약 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3% 다운페이먼트 프로그램올해 가장 반가운 소식은 연말을 앞두고 전해졌다. 한동안 논의되어 오던 ‘3% 다운페이먼트’ 프로그램이 세부내용과 함께 연말에 발표됐다.
모기지 대출기준을 너무 깐깐하게 관리한다는 ‘눈총’을 받아온 국영 모기지 기관들이 다운페이먼트 비율을 대폭 완화한 새 모기지 대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3% 다운페이먼트 프로그램은 최근 3년 내에 주택보유 기록이 없거나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들을 대상을 실시될 예정으로 현금자산이 부족해 주택구입에 애를 먹었던 젊은층 주택구입 수요를 만족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주택시장 회복을 이끌었던 외국인과 투자자들의 구입 세력이 올 들어 급격히 감소하자 연방 정부 측이 내년도 주택구입 주 수요층을 젊은층인 ‘밀레니엄 세대’로 잡고 모기지 대출기준 완화를 전격 발표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은행업계 일부에서는 다운페이먼트 비율 완화가 모기지 연체율을 높이고 주택가격 거품 형성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홈에퀴티 융자 급증2년간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자 주택을 담보로 현금을 대출하는 홈에퀴티 융자가 급증했다.
워싱턴 비즈니스 저널에 따르면 1년간(6월 말 기준) 홈에퀴티 융자 발급건수는 전국적으로 약 79만8,000건으로 직전 1년 기간보다 무려 약 20.6%나 급증, 2009년 6월 가장 많은 발급 건수를 기록했다.
개인신용평가기관 에퀴팩스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주택가치가 약 4조5,000억달러 증가한 데다 초저금리가 이어지면서 홈에퀴티 융자 신청이 급격히 늘었다.
상반기에만 약 660억달러 규모의 홈에퀴티 융자가 발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앞으로도 주택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돼 홈에퀴티 융자 신청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차압매물 정보업체 리얼티 트랙에 따르면 전체 주택 중 약 19%에 해당하는 1,900만명의 홈에퀴티 비율의 50%를 넘어서 홈에퀴티 융자신청 러시에 동참할 수 있게 됐다. <준 최> 객원기자